‘라임 사태’와 관련해 정ㆍ관계 로비 창구로 지목된 이강세(58ㆍ구속)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 측이 22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2차 입장문에 대해 "로비 자금으로 (주요 인사들에게) 돈을 전달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라임 사건 주범으로 몰린 김 전 회장이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려한다는 주장이다.
이 전 대표를 대리하는 정진경 변호사(법무법인 정앤파트너스)는 22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환승) 심리로 열린 공판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라임 관련 기자회견 경비 명목으로 (김 전 회장에게) 1000만원 받은 건 맞지만, 강기정 전 수석에게 로비하기 위해 5000만원을 달라고 요구한 적도,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전날 김 전 회장은 2차 입장문에서 “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건넬 5000만원을 이 전 대표가 중간에서 썼을 수 있겠구나 생각을 했다”며 '배달 사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 변호사는 이 전 대표가 여권 정치인들에게 로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언급된 인물들이 국회나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부터 알고 지냈던 사이”라며 “오히려 스타모빌리티 대표를 하면서 연락한 적이 없는 거로 안다. 이미 검찰에서도 많이 뒤졌다”고 반박했다.
이날 재판에선 스타모빌리티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누가 쥐고 있었는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검찰 측은 김 전 회장과 함께 이 전 대표가 회사 운영에 관여했다고 했다. 반면 이 전 대표 측은 “형식적인 대표이사였을 뿐 회사의 주요 결정 과정에서 배제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증인 신문 과정에선 이 전 대표의 도장을 김 전 회장이 관리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스타모빌리티의 직원 김모씨는 이날 증인으로 나와 김 전 회장이 이 전 대표의 도장을 관리하며 최종 결재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재무 회계 업무를 담당했던 다른 직원 A씨는 ‘이 전 대표가 바지사장’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전 대표에 대한 다음 재판은 다음달 19일로 예정됐다.
이우림ㆍ이가람 기자 yi.wool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