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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양기를 충전하고 체온을 높여서 건강하게 사는 법

중앙일보

입력

이상진 제기동 빛한의원 원장

이상진 제기동 빛한의원 원장

어린아이들은 양기가 넘친다. 온종일 까불고 뛰어놀아도 지치지 않는다. 사전적으로 양기(陽氣)는 햇볕의 따뜻한 기운을 의미하기도 하고, 만물이 살아 움직이는 활발한 기운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의학적으로는 몸 안에 있는 양의 기운을 의미한다. 양기가 많으면 추위를 덜 타고, 에너지가 넘치며, 몸이 안 아프다.

- 이상진 제기동 빛한의원 원장

그런데 양기는 나이가 들수록 줄어든다. 그만큼 체온도 점차 낮아진다. 건강이 나빠지는 신호다. 일본의 의학박사 이시하라 유미는 '체온이 1도만 올라도 면역력이 다섯 배 증가한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 한의학에는 '정기존내 사불가간(正氣存內 邪不可干)'이라는 말이 있다. 정기가 체내에 온전히 존재하면, 사기가 감히 침범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정기는 양기와 다를 바 없다. 양한방이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양기를 채우고 체온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햇볕의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어주면 된다. 바로 온열치료다. 뜸 치료, 적외선 치료기, 핫팩 등이 다 이에 속한다.

그렇다면 온열치료는 어떤 사람들에게 필요할까? 상식적으로 몸이 뜨거운 사람보다는 찬 사람에게,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소아보다는 노인에게 더 필요할 것 같다. 그 상식이 맞다. 특히 몸이 찬 여성 노인은 반드시 온열치료를 받아야 한다. 혹시 몸이 뜨거운 젊은 남성에겐 어떨까? 필자는 사상체질 분류상 소양인에 속한다. 몸에 열이 많고, 땀을 잘 흘린다. 겨울의 추위보다 여름의 더위를 싫어한다. 추운 날씨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신다. 그런데도 겨울이 오면 늘 배에 핫팩을 끼고 산다. 열이 위로 몰리다 보니 아랫배가 차가워진 까닭이다. 열이 많은 사람에게도 어딘가 찬 곳이 있다. 순환이 안 되고 있는 상태다. 이럴 때 아랫배를 따뜻하게 해 주면 자연스레 순환이 된다. 사실상 온열치료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다.

온열치료도 종류가 많다. 몇 가지 형태의 온열치료에 대해 소개한다.

양구백토로 만든 온열치료실이 있다. 양구백토는 조선백자의 원료로 쓰였을 만큼 귀한 흙이다. 동의보감에는 백토에 대해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쓰고 매우며 독이 없다. 장을 수렴시켜 이질을 멎게 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오행에서 백색은 금(金)기운에 속하는데, 인체에서는 폐가 바로 금에 해당한다. 폐는 면역력과 깊은 관련이 있다. 그래서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재료로 양구백토를 쓴 것이다. 여기에 혈액순환을 개선시키며 온갖 통증, 저림, 어지럼증, 변비를 치료하고 어르신과 여성분들께 특히 좋은 당귀를 달여서 향을 내면 금상첨화다.

견운모를 소재로도 온열치료실을 만든다. 견운모는 굳은 형태로 존재하기에 돌처럼 보이나, 손으로 만지면 비단결처럼 고운 입자가 구름처럼 부드럽게 손에 묻어 나오는 성질 덕에 비단 견(絹), 구름 운(구름), 어미 모(母) 자로 이름 지어진 광물이다. 동의보감에는 운모에 대해 ‘폐를 보한다. 금을 본받아서 빛이 하얗고 그 기운은 폐로 들어간다. 물에 띄워 부드러운 입자만 골라내 복용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소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견운모는 '원적외선 방사량이 뛰어난 우수 광물’에 해당한다. 원적외선 치료실을 만들기에 더없이 적합한 재료다. 이러한 온열치료실에는 해독효과가 있는 약초들이 어울린다. 체내에 쌓인 독소가 땀과 함께 배출될 것이다.

사우나는 핀란드가 원조다. 애초에 ‘사우나’라는 말이 핀란드어다. 핀란드에서 유래한 사우나가 전 세계로 퍼진 것은 그 효능 때문이다. 땀을 통해 몸의 노폐물을 배출시켜 신진대사를 활성화시키고, 피부를 탱탱하게 해 준다. 또한 몸의 피로감을 줄여 개운한 느낌을 준다. 혈액순환에 좋고, 칼로리를 소모시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아울러 불면증을 개선하고 통증을 완화시켜준다. 적삼목의 은은한 향 또한 심신을 편안하게 해 준다.

온열 돔 치료기는 원적외선 치료기다. 원적외선은 빛의 일종으로, 적외선 중 파장이 긴 것을 말한다. 파장이 강해 사람의 피부 속까지 들어와, 인체 내 세포들과 함께 진동한다. 따라서 원적외선을 쬐면 사람의 몸 또한 따뜻해지게 된다. 이러한 열작용은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세균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되고,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과 세포조직 생성에 도움을 준다. 또 세포를 1분에 2,000번씩 미세하게 흔들어 줌으로써 세포조직을 활성화하여 노화를 방지하고,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며, 만성피로를 개선하고,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그밖에도 발한 작용 촉진, 통증 완화, 불면 개선 등의 효과가 있다. 원통형 모양의 온열 돔 치료기는 중심을 향해 원적외선을 방사한다. 따라서 그 아래에 누워 있으면 우리 몸에 좋은 따뜻한 빛, 원적외선을 집중해서 쬘 수 있다.

곧 겨울이 온다. 원래 겨울은 저절로 지나가는 계절이 아닌, 슬기롭게 넘어야 할 대상이었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 모두 양기를 채우고 체온을 높여서 월동하길 빈다.

- 이상진 제기동 빛한의원 원장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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