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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알면 이긴다]혼자 있게 말고 옛 얘기 많이

중앙일보

입력

국내의 치매환자들은 대부분 가족들이 돌본다. 요양시설은 물론 치매환자를 돌보는 전문인력.간병인 서비스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물론 치매환자의 부양은 가족이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기는 하다.

그러나 치매환자 돌보기는 힘들고 고통스런 일이다. 치매환자 가족의 절반 이상(52%)이 만성 피로를 호소했고 소화불량.히스테리.두통.우울.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다.

행동을 예측하기 어려운 치매환자와 함께 생활하는 법을 알아보자.

인하대 간호학과 김정희 교수는 "노인이 즐겨보는 TV사극과 낚시.고향얘기를 자주 하고 오목.장기 등을 함께 둬 고립감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형광등을 교체해 방을 더 밝게 하고 전기콘센트에 안전커버를 씌우며 부엌에 가스 잠금장치를 하자"며 "화장실 물을 잘 닦고 미끄러지지 않는 슬리퍼를 비치해 넘어지지 않도록 할 것"을 주문했다.

환자가 글자를 읽을 정도라면 가벼운 일은 직접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일 목록'을 만들어 눈에 띄는 장소에 걸어 놓는다. 외출시에는 행선지.연락처를 적어준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김도관 교수는 "환자 방에 시계를 두고 달력엔 지나간 행사를 적어두며 가족사진.TV.라디오를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글씨가 무슨 의미인지 알지 못할 만큼 치매가 심해지면 화장실에 변기그림을 붙여놓는 등 그림이 효과적이다. 밤에는 취침등을 켜거나 침실에서 화장실까지를 야광 테이프로 표시해 둔다.

치매환자가 불안.초조해하고 고집을 부리고 울고 화를 내고 공격적 행동을 하면 위기반응이다.(서울중앙병원 신경과 이재홍 교수)

이 경우 익숙한 일을 하게 해준다. 이 반응을 자주 일으키면 조용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환자가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표현하지 못해 의사소통이 안될 때는 말하고 싶어하는 내용을 대신 말해주고 맞는지를 되물어보는 것이 좋다.

한국치매가족협회 등과 접촉하면 적잖은 도움도 받고 고민도 나눌수 있다.

◇안전에 신경써야

사고는 대부분 부엌.목욕탕에서 발생한다. 가스레인지를 켜놓고 빈 냄비를 얹어 놓아 화재가 일어나거나 물기있는 바닥을 지나가다 미끄러져 골절.뇌진탕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목욕탕에 난간.손잡이를 설치하고 미끄럼 방지를 위해 매트를 깔아야 한다.

다리미.칼.헤어 드라이어.재봉틀.난로.약.살충제.페인트.솔벤트.세제.단추 등 위험한 물건은 발견할 수 없는 장소에 보관한다. 환자는 뜨거운 것을 잘 느끼지 못하므로 온수기 온도를 낮추어야 한다.

◇영양부족 막아야

환자는 영양이 부족되거나 반대로 비만해질 수 있다. 의치는 음식을 삼킬 때 식도.기도로 들어갈 수 있으므로 잘 고정돼 있는지 살펴야 한다.

영양부족이 있으면 증상이 심해진다. 식단은 소량으로 여러번 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성인이 아닌 아이 취급은 곤란하다. 먹지 않는다고 벌칙을 가하는 것은 안된다.

경희대한방병원 신경정신과 황의완 교수는 "환자의 자존심을 지켜줘야 한다"며 "야채.생선 등 '시골 음식'을 제공할 것"을 권했다.

또 콜라.캔디.포테이토칩 등 영양가가 적은 식품도 가능한 한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 이보다는 고열량.고단백질 식품이 좋다.

걷기 등 주간 활동량을 늘리는 것도 바람직하다. 가능한 한 술은 절제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도록 해야 한다.(강동성심병원 정신과 류성곤 교수)

▣ 가정에서 치매 간호법<자료=경희대한방병원>

    1. 환자의 자존심을 지켜줘야 한다
    2. 실수가 따르더라도 단순한 일은 직접 하게 한다
    3. 새로운 환경.장소.사람을 만들지 않는다(이사도 가급적 피한다)
    4. 음식은 시골음식 형태로 준다
    5. 평소에 좋아했던 음악을 틀어준다
    6. 방문자는 적게, 방문시간은 짧게 한다
    7. 가족이 돌아가면서 간호한다
    8. 운전은 절대 금물

▣ 치매환자와 대화시 주의사항<자료=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1. 환자가 말을 들을 수 있는지 확인한다
    2. 음의 고조를 낮춰 말한다
    3.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소음.행동을 줄인다
    4. 짧은 단어, 짧고 간결한 문장을 사용한다
    5. 한번에 하나씩 간단히 물어본다
    6. 한번에 한가지 일만 하도록 주문한다
    7. 천천히 말하고 환자가 반응할 때까지 기다린다
    8. 미소를 짓거나 환자의 손을 잡는 등 애정을 표시한다
    9. 환자를 직접 바라본다
    10. 환자의 행동에 대한 이유를 추측하지 않는다

▣ 한국치매가족회 연락처

    홈페이지= 서울(치매·배회 종합상담) (02)431-9993
    부산지부 (051)805-6400
    대구지부 (053)421-0610
    광주지부 (062)510-3334
    울산지부 (052)258-3450
    진주지부 (055)752-1926
    충북지부(청주) (043)255-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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