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美국방부 관계자 "시한 정한 전작권 전환은 위험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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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한미 안보협의회의에 참석한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은 "전작권을 한국군에 넘기기 위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AP=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한미 안보협의회의에 참석한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은 "전작권을 한국군에 넘기기 위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AP=연합뉴스]

현재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 조기 전환'과 관련, 미 국방부 관계자가 "특정한 시한을 정해 전환하겠다고 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입장을 14일(현지시간) 중앙일보에 전했다. 이번 정권 임기 내인 2022년 5월까지 전작권 전환을 마무리 짓겠다는 정부 목표에 대해 부정적 의사를 밝힌 것이다.

14일(현지시간) 한·미 안보협의회의서 전작권 논의 #국방부 관계자 "양국 군대·국민 안전 담보돼야" #"안전 보장은 연합사 지도부 바꾸는 것보다 복잡"

이날 열린 제52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의 모두발언에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은 전작권과 관련해 간단히 언급했다. "한국군에 넘기기 위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서욱 국방부 장관과 에스퍼 장관이 회의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도 관련 내용이 있었지만, 원론적인 수준이었다. "공동의 노력을 통해 전작권 전환 조건 충족에 커다란 진전이 있었음에 주목했다", "전작권이 미래 연합사로 전환되기 전에 상호 합의된 조건에 기초한 전환계획에 명시된 조건들이 충분히 충족돼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일단 "전작권 전환은 양국 군대와 국민, 지역의 안전이 담보돼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정한 시한을 정해 전환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은 우리 군대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간표보다는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지금 전작권 전환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는 하나, 짧은 기간에 이루긴 힘들 거란 점도 시사했다. "군대와 국민, 지역의 안전을 보장하는 일은 단순히 연합사령부의 지도부를 바꾸는 것 이상으로 더 복잡한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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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위기는 앞서 전작권 조기 전환에 대해 부정적인 뜻을 밝힌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의 입장과도 맞닿아 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지난달 10일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토론회에서 "마치 세 가지 전작권 전환 조건을 검증하는 게 전부로 잘못 알려져 있다"며 "미래 연합사 능력 검증은 전작권 전환의 첫 번째 조건이자 한국군이 갖춰야 할 핵심 군사 능력 과제 26개 중 하나일 뿐"이라고 밝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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