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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투어2] 필리핀 히든 밸리 "정글속 온천욕 산소욕"

중앙일보

입력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남서쪽으로 70여㎞ 떨어진 라구나(Laguna)주(州)알라미노스 지역. 스페인의 통치를 받던 시절부터 이 지역은 필리핀 부유층의 휴양지로 유명한 곳이다. 빽빽한 열대우림 속에는 외부의 시선과 소음으로부터 차단된 별장들이 숨어 있다. 1970년대 초반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히든 밸리'(Hidden Valley)리조트도 그같은 대부호의 별장에서 발전했다.

리조트 안으로 들어서면 거대한 밀림이 우선 시야를 가린다.'숲 안에 무엇이 있을까'하는 호기심을 갖게 만든다. 폭 1m 남짓한 오솔길을 따라 숲 속으로 들어서면 어디선가 '조~올 졸'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해발 3백m에 자리잡고 있어서일까. 울창한 정글이 뿜어내는 공기가 전혀 후텁지근하지 않다. 나뭇가지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햇볕 역시 따갑지 않게 느껴진다.

신선한 공기를 온 몸으로 들이마시며 삼림욕을 하다 보면 길은 어느 새 계곡 위를 지나는 구름다리로 이어진다. 다리 밑 밀림 속에 인공의 냄새가 나지 않는 대형 연못 세개가 펼쳐진다. 연못 주위에는 푸른 이끼류와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거목들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며 신비감을 자아낸다.

이 연못들은 '웜 스프링'이라는 노천 온천이다. 야자수 우거진 열대의 나라에 온천이라니. 물 속에 몸을 담그고 헤엄치는 사람들의 표정이 한없이 자유롭다.열대우림 속의 아늑한 온천, '숨겨진 계곡'이라는 이름 그대로다.

"덥지 않느냐"고 묻자 온천욕을 즐기던 현지인은 "덮기는 커녕 물 밖으로 나가면 오히려 춥다"고 웃으며 대답한다.

히든 밸리의 온천 물은 땅 위를 흐르는 지표수, 산기슭을 따라 흘러내리는 계곡수, 땅 밑에서 솟아나는 지하수가 합쳐진 것이다.

1.2~1.5m 깊이의 연못에 몸을 담그면 수백년 된 나무들이 뿜어내는 향기가 그윽하게 코를 자극한다. 삼림욕과 온천욕을 동시에 체험하는 기분이 묘하다. 수영복을 입고 물 속으로 들어가면 발가락을 감싸는 검은 모래의 감촉이 부드럽다. 수백년전 인근의 마킬링(1천1백30m)화산이 터지면서 분출된 것들이다.

웜 스프링 바로 옆에는 '소다 풀'이라는 세개의 연못이 또 붙어 있다. 광물질이 녹아 있는 광천수의 특이한 물맛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하나는 어린이들이 수영을 할 수 있도록 깊이가 90㎝로 낮은 편이고 나머지는 어른 가슴 깊이다.

'웜 스프링'과 '소다 풀'을 지나쳐 오솔길 끝 부분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15분 정도. 인적이 드문 데다 열대우림이 뿜어내는 향긋한 풀잎 냄새를 맡을 수 있어 트레킹을 즐기기에도 손색이 없다. 이곳의 하루 입장객은 4백~5백명. 그 중 절반은 현지인이고, 나머지는 외국 관광객들이다.

◇여행 쪽지=히든 밸리 이용 요금은 1인당 1천6백페소(한화 약 4만1천원). 뷔페식 점심이 포함돼 있다. 마닐라 시내에서 히든 밸리 리조트까지 자동차로 1시간30분 가량 걸린다. 히든 밸리까지 왔다면 마킬링산 중턱에 자리잡은 '진흙탕'(mud spring)도 구경해 볼 만하다. 마킬링산 국립공원 내 해발 3백70m 지점에 위치해 있다. 진흙탕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며 하얀 유황 연기를 뿜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다만 온도가 80도여서 들어갈 수 없다.


필리핀 전문 여행사인 클럽여울(02-736-0505.www.tourlive.co.kr)에서 라구나의 히든 밸리.팍상한 폭포.마킬링산 진흙탕 등을 둘러보는 3박4일 여행상품을 69만9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매주 화.수.목요일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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