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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승무원 피폭량, 타 방사선 업종의 최대 5.8배”

중앙일보

입력

항공기 조종사나 객실 서비스를 담당하는 승무원의 방사선 평균 피폭량이 다른 방사선 업종 종사자보다 최대 5.8배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학계에서는 우주방사선 피폭량이 많을수록 암ㆍ백혈병 발병 가능성도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와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항공운송업에 종사하는 승무원들의 연간 평균 방사선 피폭선량은 다른 방사선 작업 업종에 비해 운항승무원의 경우 4.3배, 객실 승무원의 경우 최대 5.8배 높았다.

항공사별로는 장거리 노선이 많은 대형 항공사에서 근무하는 승무원의 피폭량이 저비용 항공사 승무원에 비해 높았다. 장거리 노선이 많은 대형 항공사일수록 비행시간이 길어 우주방사선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서다. 대한항공 승무원의 평균 피폭량은 연간 최대 5.506mSv에 달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피폭량이 연간 6mSv에 달하면 비행시간 단축이나 비행노선 변경 등을 권고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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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의원은 “항공 승무원 우주 방사선 피폭 안전 관리를 방사선 재해 방지 및 관리를 총괄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로 통합하고, 기타 방사선 작업 업종과 동일한 규정에 따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항공 승무원의 우주 방사선에 대한 피폭 안전 조치 및 관리를 총괄하는 부처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인데 반해, 항공 승무원 우주방사선 피폭선량 조사ㆍ분석 및 기록 등을 담당하는 실무 부처는 국토교통부로 이원화돼 있다.

한편 같은 위원회 소속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2019년 국내 항공사 주요 노선별 피폭 평균’ 자료에 따르면 고위도 비행 노선에서 평균 피폭선량이 저위도 비행 때보다 약 8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고위도 노선은 북위 50도 이상 지역을 비행하는 구간으로 인천국제공항과 미국 동부 전체ㆍ서부 일부 도시, 유럽 주요 도시를 오가는 장거리 노선이 다수 포함돼 있다.

허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고위도 비행 노선인 인천-뉴욕 노선의 평균 피폭선량이 대한항공 기준 0.0853mSv, 인천-런던 노선은 0.0645mSv로 나타났다. 저위도 구간인 인천-방콕 노선의 평균 피폭선량은 0.0109mSv, 인천-시드니 노선은 0.0279mSv였다. 자료대로면 승객이 1년간 미주ㆍ유럽을 왕복 6회 이상 오갈 경우 현행법상 피폭선량 권고 수치를 넘어서게 된다.
원자력안전법에서는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 기준에 맞춰 일반인의 누계 피폭선량이 연 1mSv가 넘지 않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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