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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내일 열병식서 김정은 연설 생중계…신형 ICBM 공개할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9월 17일 맥사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위성 사진. 북한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열병식 연습하는 장면이 보인다. [AP=뉴시스]

지난 9월 17일 맥사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위성 사진. 북한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열병식 연습하는 장면이 보인다. [AP=뉴시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열고 신형 전략무기를 공개할 가능성에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국은 이날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을 생중계하고, 신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도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당 창건 75주년 행사 생중계 나설 듯 #제재·코로나·태풍에도 '건재' 메시지 #김정은 연설, 신형 전략무기에 촉각

◇3년 만에 열병식 생중계할 듯

북한이 마지막으로 열병식을 생중계한 건 2017년 4월 태양절(김일성 생일) 때였다. 당시에도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ICBM 등 전략무기가 대거 공개됐다. 이후 2018년 평창올림픽이 열리고 남북대화 국면이 이어지자 북한은 그해 2월 건군 70주년 열병식 및 9월 정권수립 70주년 열병식 등을 녹화방송으로 대체하고 외신에도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 2015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 및 평양시군중시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석단에 올라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노동신문]

지난 2015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 및 평양시군중시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석단에 올라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노동신문]

하지만 남북·북미관계가 교착 국면에 들어선 이번에는 열병식을 생중계할 가능성이 크다고 당국은 내다보고 있다. 대북제재로 인한 경제위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 태풍 피해 등 삼재(三災)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위기를 극복해 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전파하기 위해서다.

또 김 위원장이 연설에 나선다면 그간의 내치 집중에서 벗어나 대외 메시지를 낼 공산이 크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당 창건일 이후 북한이 닫아걸었던 문을 얼마만큼 다시 열 것인가 그런 측면들도 주목한다"고 말했다.

◇다탄두탑재 신형 ICBM·SLBM 공개 가능성

북한이 과시용으로 꺼낼 것으로 보이는 전략무기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이미 지난해 연말 전원회의에서부터 '새로운 전략 무기를 보게 될 것'이라는 예고를 한 바 있다. 당국에서는 북한이 이번에 다탄두 탑재형 신형 ICBM을 공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새 ICBM이 기존의 화성-15보다 사거리가 길어졌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8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건군절 열병식에 등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2018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건군절 열병식에 등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의 모습. [연합뉴스]

수미 테리 전략국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도 8일 화상 세미나에서 "북한이 열병식에서 각기 개별 목표를 향해 날아갈 수 있는 다탄두형(MRV) ICBM을 공개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경제적 성과가 부족한 상황에서 신형 ICBM 및 이동식 발사차량, 신형 SLBM 등 전략무기를 공개해 존재감을 부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당국에서는 북한이 ICBM이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실제로 발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이 앞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로 전문까지 보낸 상황에서, '레드라인'을 넘어선 도발로 미 대선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다.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김정은 보이지 않아 

한편 9일 당 중앙지도기관 간부들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자리에 김 위원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정치국 상무위원인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 등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고, 김 위원장은 꽃바구니를 진정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4월 16일 북한 김일성 주석의 108회 생일(태양절·4.15)을 맞아 고위급 간부들이 지난 15일 김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하는 모습. [노동신문]

지난 4월 16일 북한 김일성 주석의 108회 생일(태양절·4.15)을 맞아 고위급 간부들이 지난 15일 김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하는 모습. [노동신문]

올해가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임을 고려하면 김정은 위원장의 참배 불참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첫해인 2012년부터 2013년, 2015년, 2018년, 2019년 등 총 5차례 당 창건일에 간부들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2017년에는 당 창건일을 사흘 앞둔 10월 7일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개최하며 참가자들과 함께 방문했고, 창건일에 따로 참배하지는 않았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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