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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터키에 응원 가지마"…잉글랜드, 훌리건 원정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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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가지 마라." "막아도 간다."

잉글랜드와 터키의 2004 유럽축구선수권(유로2004) 예선 2차전(한국시간 12일.이스탄불)을 앞두고 잉글랜드축구협회(FA)와 축구팬 사이에 원정응원을 놓고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자국 팬들의 터키 원정응원을 만류하고 있다. 이미 터키축구협회가 원정응원단 몫으로 배정한 입장권을 거부했고 아예 경찰의 협조를 얻어 공항검색 등을 통해 터키행을 봉쇄하고 나섰다. 왜 그럴까. 유럽축구연맹(UEFA)이 2차전에서도 소요가 일어나면 본선 진출 자격을 박탈하겠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는 지난 4월 홈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하긴 했으나 팬들이 터키 선수와 팬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구호를 외치고 폭력을 행사하는 바람에 UEFA로부터 11만1천달러(약 1억3천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축구장의 난동꾼' 훌리건의 발상지 잉글랜드는 1985년 5월 유로피언컵 결승전(잉글랜드 리버풀-이탈리아 유벤투스) 때 39명이 사망한 '헤이젤 참사'를 겪으면서 유럽 프로축구계에서 5년간 축출당한 바 있다. 또 터키와는 2000년 4월 UEFA컵 경기(잉글랜드 리즈 유나이티드-터키 갈라타사라이)때 리즈 팬 두명이 이스탄불에서 칼에 찔려 사망한 악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포터스협회를 비롯해 3백여명의 잉글랜드 축구팬들은 터키행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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