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일자리 소외된 청년…실업급여 2배, 목돈 마련 혜택마저 포기

중앙일보

입력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실업급여설명회를 듣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뉴스1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실업급여설명회를 듣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뉴스1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하기도 전에 실업을 겪는 20대 이하 청년층이 급격히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충격이 주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청년층에 더 크게 미친 탓이다. 청년에 목돈 마련 기회를 줘 중소기업 취업을 유도하려는 청년내일채움공제 제도도 지난해 가입자 4명 중 1명은 중도 포기했다.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장철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올해 8월 기준 ‘20대 이하 구직급여 지급 현황’에 따르면, 최근 들어 청년층 실업급여 수급자가 특히 많이 늘었다. 올해 8월 전체 실업급여 수혜자(70만5000명)는 한 해 전 같은 기간보다 49% 증가했다. 이 가운데 20대 이하 수급자(11만명)는 99.9% 급증했다.

코로나발 청년실업 얼마나?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실업 피해가 청년층에 집중된 탓이다. 감염병 확산이 본격화한 올해 4월 20대 이하 청년의 실업급여 수급자 증가율은 48.3%였지만, 5월에는 70.7%, 6월 90.2%, 7월 92%, 8월 99.9%로 계속해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20대 이하 청년은 주로 숙박·음식업, 도·소매업, 여행업 등 서비스 업종에서 종사해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 따른 타격이 컸다.

정부와 기업이 주는 목돈 마련 혜택을 스스로 포기하는 청년도 4명 중 1명에 달했다. 고용부가 윤준병 의원(민주당)에 제출한 ‘최근 5년간 청년내일채움공제 운영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이 공제 혜택을 중도에 해지한 사람은 2만3933명으로 전체 가입자(9만8572명)의 24.3%였다. 청년내일채움공제 제도는 중소기업에 첫 취직을 하고 정해진 근속 연수를 채운 청년에게 목돈 마련을 지원한다. 가령 3년간 중소기업에서 일하면, 청년이 직접 600만원, 기업이 600만원, 정부가 1800만원을 모아 3000만원의 목돈을 청년에게 지원하게 된다.

목돈 혜택 줘도 중소기업은 포기 

중도 해지자의 80.8%(1만9331명)는 청년 스스로 이직이나 학업·창업 등의 이유로 중도 해지했다. 중소기업에서 근무해 목돈 마련 혜택을 받기보다는, 더 나은 직장을 구하겠다고 선택했다. 윤 의원은 중소기업이 이 공제에 가입한 청년에게 계약 기간을 지켜야 목돈을 받을 수 있다는 조건을 이용해 불합리한 대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머지 4578명은 기업의 폐업·도산·권고사직 등으로 중도 해지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