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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헬스] 갑상선 질환 산모 임신했어도 약먹어야

중앙일보

입력

갑상선 질환은 유독 여자에게 많다. 갑상선 질환은 자기 몸을 자기가 공격하는 이른바 자가(自家)면역질환인데 이러한 질병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흔하기 때문이다.

갑상선 질환이 문제가 되는 것은 환자가 아기를 가졌을 때다. 이 병에 걸린 어머니가 임신하면 자녀에게 문제가 생긴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

올 1월 미국 존스홉킨스 병원 연구팀은 갑상선 질환을 가진 산모가 낳은 아이에게서 심장.뇌.신장 등의 선천성 결손이 정상 산모에 비해 더 많이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입술과 입천장이 갈라지는 구순열.구개열,손가락이 6개 이상으로 많은 다지증(多指症)발생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 전 미국의 의학잡지 NEJM도 산모의 갑상선 질환과 아이의 지능 간의 관계를 다룬 논문을 실었다.

임신 중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었지만 진단과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산모로부터 태어난 아이는 정상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들보다 7~9세가 되었을 때 지능지수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일은 아니다.

현재까지의 많은 연구결과들은 임신기간에 산모가 적절한 약물요법을 시행해 갑상선 기능을 정상 또는 정상 가까이 유지할 경우 태아에 대한 영향은 거의 없으며 분만과 산모의 건강에도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간혹 갑상선 질환으로 약을 복용하는 산모들이 태아에게 좋지 않다고 약을 중단하는 경우다.

이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산모의 건강은 물론 태아에게도 위에서 언급한 대로 훨씬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갑상선 기능은 동네의원에서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재석<을지의대 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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