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프리즘] 심장이상 정확히 알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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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의사들이 가장 먼저 살펴보는 것은 무엇일까. 숨을 쉬는지를 먼저 확인한다고들 흔히 생각하지만 맥박의 유무가 먼저다.

비록 숨을 쉬지 않아도 심장이 뛰고 있으면 소생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먼저 심장부터 뛰게 한 뒤 인공호흡을 실시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가장 위급한 질환으로 심근경색증이 꼽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심근경색증이란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심장의 근육이 괴사하는 질환이다.

불과 수십분의 차이로 생사가 엇갈리는 초응급 질환이며 한창 나이의 사람이 갑자기 숨지는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최근 유명 야구해설가 하일성씨가 녹화 도중 심근경색증으로 쓰러져 두 차례에 걸친 응급수술을 받았다.

담당 의사는 20여분만 늦었어도 생명을 구하는 것을 장담하기 어려웠다고 말한다.

심근경색증은 담배를 피우고 배가 나왔으며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고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 많이 생긴다. 여기에 남에게 지기 싫어하고 일 욕심이 많은 사람이면 더욱 위험하다.

문제는 심전도란 일반적 신체검사만으로 언제 심근경색증이 발생할지 모르는 시한폭탄같은 사람을 가려낼 수 없다는 것이다.

심전도에선 정상이지만 불과 며칠 뒤 심근경색증으로 숨지는 경우도 흔하다.

심장에 탈이 생겼는지 알려면 러닝 머신 위에서 뛰면서 심전도 검사를 받는 운동 부하(負荷)검사를 받아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위험요인을 갖고 있는 사람 중 계단을 오르거나 운동 후 가슴 가운데에 불쾌한 통증이 수분간 지속됐다 사라진 경험이 있다면 반드시 운동 부하 검사를 받아야겠다.

예방을 위해선 운동이 가장 중요하다. 관상동맥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데엔 운동이 최상의 보약이기 때문이다.

매연이 심한 도심에서 운동을 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매연이 폐에 나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래도 운동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운동의 일차적 목적은 폐보다 심장과 전신의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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