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오늘 재계 달래기…김종인 “노동법도 고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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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기업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여야가 일제히 재계 달래기에 나섰다.

이 대표, 경총 찾아 ‘규제 3법’ 대화 #김 위원장은 재계 숙원 카드 꺼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일 오전 서울 대흥동 한국경영자총협회를 찾아 손경식 회장 등 재계 인사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기업규제 3법에 대한 재계의 우려를 청취하는 자리다. 재계에서는 이인용 삼성전자, 공영운 현대자동차, 장동현 SK㈜, 황현식 LG유플러스, 오성엽 롯데지주 사장과 김창범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 6대 그룹 사장단이 참석한다.

이 대표는 지난달 22일 국회를 찾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게 “공정경제 3법(민주당에서 ‘기업규제 3법’을 지칭하는 말)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관련 분야의 의견을 듣겠다. 당연히 그 일환으로 경제계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인 김진표 의원과 기업인 출신인 양향자 최고위원도 동석한다. 김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들 법과 관련, “절대 서두를 일이 아니다”며 속도조절론을 주장했다. 양 최고위원도 “3법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면서도 “단언컨대 공론의 과정에서 경제계가 소외당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6일 만남을 계기로 민주당이 법안 내용 수정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일지가 주목된다. 민주당은 이미 기업규제 3법의 정기국회 내 통과를 목표로 내세운 상황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3법과 노동관계법을 함께 개정하자”고 제안했다. 노동개혁은 재계의 오랜 염원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새 당사에서 열린 첫 비대위 회의에서 “코로나 사태 이후 경제·사회 전 분야가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면 안 된다. 3법뿐 아니라 노사관계, 노동법 관계도 함께 개편해 달라는 걸 정부에 제안한다”고 말했다.

노동관계법 개정 방향에 대해서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발표에 보면 우리나라 고용률은 141개국 중 102번째, 노사관계는 130번째, 임금의 유연성은 84번째다. 후진국 수준”이라며 고용·임금 유연성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사태 이후 사회의 여러 현상이 변화해야 하는데, 성역처럼 돼 있는 게 우리나라의 노동법 관계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4차산업 전환 과정에서 엄청난 마찰이 예상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업규제 3법과 노동관계법의 연계 가능성은 부인했다. “(기업규제 3법은) 그거대로 하는 거고, 노동법은 따로 개정을 시도하자는 것”이라고 한다.

한영익·하준호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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