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총선 당시 정정순 국회의원. 연합뉴스
공직선거법·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등 위반 혐의를 받는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의원이 검찰의 체포영장 청구에 대해 "불미(不美)하고 바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출석 요구에 무단으로 불응한 적이 없다면서다.
정 의원은 4일 입장문을 내고 "검찰은 이번 사건 수사 개시 이후 3개월여 동안 저에 대한 소환조사를 정식으로 요구한 적이 없었다"며 "그러다 갑자기 국정감사, 예산심의 등 중요한 의정활동이 시작되는 시기인 9월이 되어서야 출석을 종용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단 한 번도 검찰의 출석요구에 무단으로 불응한 적이 없고 매번 정당한 사유를 들어 정중하게 출석 연기 요청서를 제출해왔다"고 했다. 검찰이 체포영장을 청구하기 전 상황에 대해 그는 "9월 18일경 서면을 통해 9월 26일 출석 의사를 밝혔다"며 "검찰은 수사팀 일정상 위 날짜에 조사가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고 주장했다. 26일 조사 일정이 취소된 것으로 이해했고, 별도로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했다는 게 정 의원의 설명이다.
이어 정 의원은 "검찰은 '9월 26일 정 의원을 하루 종일 기다렸다'며 마치 제가 출석을 약속하고도 이를 회피한 것처럼 언론에 보도되도록 했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검찰의 체포영장 청구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전적으로 수용한다"며 "법원에서 정의를 바탕으로 사실과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확신한다. 향후 진행될 국회법과 관련 절차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했다.
이에 검찰도 즉각 반박했다. 청주지검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난 8월 중순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수회 출석 요구서를 송부했으나 정 의원이 개인 일정, 국회 일정을 이유로 모두 불응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이어 "정 의원 변호인은 9월 21일 '정 의원이 9월 26일 출석하겠다'며 조사기일 연기를 요청해왔고, 수사팀이 일정을 조정해 이튿날 정 의원에게 문자메시지와 서면으로 9월 26일 출석을 요구했다"며 "하지만 정 의원은 9월 25일 오전 '새로운 일정이 잡혀 출석할 수 없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정 의원이 지난 4·15 총선에서 회계부정을 저지르고, 청주시의원 등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정 의원이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자원봉사센터 회원 정보를 선거에 이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청주지검은 지난달 28일 공직선거법·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개인정보보호법 등 위반 혐의로 정 의원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