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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에 힘 실어준 IHS "배터리 경쟁력은 규모의 경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2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배터리데이에서 에너지 밀도를 5배로 높인 '4680' 배터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테슬라 라이브스트리밍 캡처

지난 22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배터리데이에서 에너지 밀도를 5배로 높인 '4680' 배터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테슬라 라이브스트리밍 캡처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이 앞으로 3년 이내에 배터리 셀 생산단가가 킬로와트시(kWh)당 100달러 이하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의 동력원인 리튬이온 배터리셀 생산 비용은 전기차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업계는 전기차 배터리팩 생산비용이 100달러(1kWh)가 되면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이 같아지는 '프라이스 패러티(Price Parity)'가 실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팩은 셀을 모듈화(덩어리)한 후 모듈을 묶은 단위다.

리튬 이온 배터리셀 생산 단가. 사진 IHS 마킷

리튬 이온 배터리셀 생산 단가. 사진 IHS 마킷

IHS 마킷은 24일(현지 시각) 보고서를 통해 2020년 글로벌 배터리 제조회사의 평균 배터리셀 생산단가는 122달러(1kWh)이며, 3년 후에는 97달러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평균 단가는 8년 전인 2012년(679달러/kWh)보다 5분의 1로 감소한 수치다. 또 10년 후인 2030년엔 73달러까지 내려가 지금보다 40%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HS 마킷은 중국 제조사 CATL이 생산 중인 인산철(LFP) 배터리 가격은 이미 100달러(1kWh) 이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또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도 2014년 100달러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IHS 마킷은 "LFP 배터리는 향후 10년 동안 가장 값싼 배터리로 남을 것"이라며 "그러나 NCM과 NCA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로 인해 자동차와 운송 부문 배터리 시장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배터리 점유율 1위인 LG화학은 대부분 NCM 배터리를 생산 중이며, 내년에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를 내놓을 계획이다.

비용 절감을 위해선 규모의 경제 실현이 관건이다. IHS 마킷은 "향후 10년간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은 더 큰 공장과 '규모의 경제' 개선을 통한 효율성 향상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저비용 음극재 채택을 통한 재료비 절감, 배터리 에너지 밀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 절감은 지난 22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배터리 데이'에서 밝힌 계획과 일맥상통한다. 머스크는 이날 "2022년 100GWh(기가와트시), 2030년 3TWh(테라와트시)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3TWh 용량은 테슬라 모델3 '롱 레인지(75kWh)'를 4000만대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머스크는 이를 통해 2~3년 내 배터리셀 가격을 56% 절감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기차를 지금의 반값인 2만5000달러(약 2900만원)에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머스크는 구체적인 계획은 제시하지 않았다. 또 지금 기술로 100GWh 설비를 갖추는데 약 10조원이 든다는 점을 들어 현실성이 부족한 계획이라는 시각도 있다.

유민 룽 IHS 마킷 선임 연구원은 "기술의 진보와 다양한 타입의 리튬이온 간 경쟁으로 배터리셀 가격은 내려갈 것"이라며 "자동차와 에너지 저장 분야는 내연기관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낮은 비용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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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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