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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男, 양화대교서 7시간 동안 "낚시용품 찾아달라" 농성

중앙일보

입력

22일 오후 서울 양화대교 아치 위에서 50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올라가 경찰과 대치 중이다. 뉴스1

22일 오후 서울 양화대교 아치 위에서 50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올라가 경찰과 대치 중이다. 뉴스1

서울 양화대교 아치에 올라 7시간 동안 소동을 벌이던 50대 남성이 허기를 호소하며 내려와 경찰과 함께 식사를 한 뒤 귀가했다. 이 남성은 양화대교에서 소동을 벌인 데 대해서는 "경찰의 낚시용품 도난 수사가 지지부진한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백모(54)씨가 22일 오후 12시20분쯤부터 양화대교 아치 중간까지 올라가 걸터 앉은 채 농성을 시작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양화대교 남단에서 북단 방향 4개 차로 중 하위 1개 차로를 통제하고 에어매트를 설치해 구조 작업을 펼쳤다.

당시 영등포소방서는 현장으로 차량 8대, 소방관 26명을 투입했고 추락 사고를 대비해 양화대교 아래로 119 수난구조대 구조정을 출동시켰다. 당시 백씨는 휘발유가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붉은색 통과 라이터를 소지하고 있었다.

22일 오후 서울 양화대교에서 한 남성이 아치 위로 올라가 소동을 벌이자 경찰 위기 협상팀이 구조를 위해 설득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후 서울 양화대교에서 한 남성이 아치 위로 올라가 소동을 벌이자 경찰 위기 협상팀이 구조를 위해 설득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치 아래에서 백씨와 대치를 이어가던 경찰은 오후 2시30분쯤 위기협상팀을 투입해 백씨와 대화를 시작했다. 협상팀은 약 5시간 동안 설득을 이어갔고 백씨는 오후 7시30분쯤 아치에서 자발적으로 내려왔다.

경찰에 따르면 백씨는 7년 전 도난 당한 낚시용품과 관련해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한 것에 대한 불만으로 양화대교 아치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백씨는 경기 소재 경찰서에서 본인의 도난 사건을 미제사건으로 처리하자 지속해서 재수사를 요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아치에서 내려온 백씨가 배고픔을 호소함에 따라 경찰은 백씨와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이후 백씨의 신병을 지구대로 인계했고 그곳에서 보호조치를 하다가 오후 9시쯤 귀가조치시켰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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