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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보는 물러가라... '블랙리스트 관리'로 칼 빼드는 PGA 투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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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 [AFP=연합뉴스]

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 [AFP=연합뉴스]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가 본격적으로 늑장 플레이에 대해 칼을 빼들고 나섰다. 내년 1월부터 경기 속도 규정을 적용하기로 하고, 관련 내용을 선수들에게 공지했다.

20일 미국 골프채널에 따르면, PGA 투어는 선수들에게 내년 1월부터 시행할 개정된 경기 속도 규정을 공지했다. 원래 PGA 투어는 지난 1월에 한 대회에서 샷을 하는데 120초 이상이 걸리는 경우를 두 차례 지적받은 선수에게는 1벌타를 부과한다"는 내용을 주요로 한 '느림보 플레이 벌칙 규정'을 4월부터 적용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일정이 줄줄이 조정되면서 시행이 미뤄졌다.

개정된 규정에는 샷 시간이 긴 선수들에게 개인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내용이다. 특히 상습적으로 샷을 느리게 하는 선수들의 명단을 만들어 특별 관리를 한다. 비공개로 관리하는 만큼 일종의 '블랙리스트 관리'가 이뤄지는 셈이다. 10개 대회 평균 샷 시간이 45초 이상인 선수들이 이 '관찰 명단'에 올라가고, 이 선수들은 매 라운드 샷을 할 때마다 60초 제한을 받는다. 제한 시간을 넘기면 경고를 받고, 두 번째로 제한 시간을 넘으면 1벌타를 받는 등 이후 누적될 때마다 1벌타씩 추가된다.

또 샷 한 번에 2분 이상 걸리는 등 상습적으로 과도하게 긴 시간을 할애해 샷을 하는 선수에게 부과하는 벌금도 늘렸다. 이 규정은 내년 1월 8~11일 열릴 2021년 첫 대회 PGA 투어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부터 적용된다. PGA 투어에선 그동안 일명 '느림보 골퍼'에 대한 제재를 놓고 논란이 이어져왔다. 지난 2017년에 브라이언 캠벨(미국)과 미구엘 앙헬 까르바요(아르헨티나)가 취리히 클래식에서 느린 플레이로 벌타를 부과받았는데, 관련 규정이 적용된 게 22년만에 처음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유러피언투어에선 샷 클락 제도를 일부 대회에 도입하는 등 역시 느림보, 늑장 플레이와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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