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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반대 1인 시위"…거리로 나선 전국 원자력 전공 학생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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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은 가장 값싼 친환경 에너지"  

녹색원자력학생연대 학생이 지난 19일 대전역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녹색원자력학생연대]

녹색원자력학생연대 학생이 지난 19일 대전역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녹색원자력학생연대]

국민 서명에 이어 이번에는 1인 시위로 원자력 살리기 운동에 나섰다.

녹색원자력학생연대 19일 전국서 1인 시위 #지난해에는 국민 서명 운동, 75만명 참여

 전국 원자력 전공 학생으로 구성된 녹색원자력학생연대(학생연대)는 지난 19일 전국 13곳에서 ‘스탠드 업 포 뉴클리어(원자력살리기)’ 1인 시위를 했다. 1인 시위에는 학생연대 소속 전국 14개 대학 원자력공학과 학생과 교수, 연구원, 원전 산업 종사자, 시민단체,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여했다.

 1인 시위가 열린 곳은 서울 광화문·서울역, 수원역, 천안 신세계백화점, 대전역, 김천구미역, 동대구역, 경주역, 기장 일광역, 부산대, 전주 한옥마을, 광주송정역, 제주 시청 일대 등이다. 이들은 “세계 최고 기술을 자랑하는 한국 원자력을 누가 죽이는가”라며 “탈원전 정책을 즉각 철폐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원자력은 가장 친환경적인 데다 전기 생산 원가도 가장 싼 에너지”라며 “원자력을 없애면 전기요금이 올라 서민이 먼저 피해를 보는 것은 물론 환경 오염과 첨단산업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정용훈 교수가 지난 19일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정용훈 교수 페이스북]

KAIST 정용훈 교수가 지난 19일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정용훈 교수 페이스북]

 학생연대 조재완(30·KAIST 박사과정) 대표는 “2009년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며 원자력 공학도의 꿈을 키웠다”며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한국이 오히려 중동에 에너지 기술을 수출할 수 있다는 것이 매우 신기하고 자랑스러웠는데 지금은 탈원전 정책 때문에 원자력 연구나 산업이 망가졌고, 관련 분야 인재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오는 26일에도 ‘원자력 알리기’를 주제로 전국에서 1인 시위를 한다.

녹색원자력학생연대 학생이 지난 19일 서울 광화문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녹색원자력학생연대]

녹색원자력학생연대 학생이 지난 19일 서울 광화문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녹색원자력학생연대]

 학생연대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학생을 중심으로 지난해 1월 22일 결성됐다. 서울대·한양대·경희대·부산대·중앙대·경성대 등 전국 14개 대학의 원자력공학 또는 원자력 관련 전공 학생 25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학생연대는 지난해 2월부터 대전역·서울역·부산역 등 전국 주요 역에서 정부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을 알리고 원자력을 살리기 위한 서명운동을 해왔다.

 학생들은 지금까지 5만명의 서명을 받았다. 이들의 활동이 기폭제가 돼 원자력살리기국민행동과사실과과학시민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도 서명 운동에 가세했다. 이렇게 해서 총 전국에서 75만명이 원자력 살리기에 동참했다. 학생연대는 지난 4·15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299명 사무실을 찾아가 원자력 정책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도 했다.

녹색원자력학생연대 학생들이 대전역 앞에서 '원자력 지키기''서명운동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녹색원자력학생연대 학생들이 대전역 앞에서 '원자력 지키기''서명운동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KAIST 올해 하반기 원자력 전공자 '0'

 한편 KAIST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원자력 전공을 선택한 학생은 단 한 명도 없다. KAIST는 매년 신입생 전원을 학과 구분 없이 단일 학부로 뽑아 가르친 뒤 1년에 두 차례 2학년에 진학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학과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매년 3월 입학생은 12월에, 9월 입학생은 다음 해 6월 전공 학과를 선택한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입학생 중 올해 하반기 전공을 선택한 학생 110명 가운데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전공 선택자는 없었다. 상반기 지원자는 7명이었다.

 원자력 전공 선택자는 탈원전 정책이 시행되기 전인 2016년엔 한 해 22명에 달했다. 하지만 탈원전 정책이 추진된 2017년 9명으로 줄었고, 2018년 5명, 지난해엔 4명으로 급감했다. 특히 가을학기에 들어온 외국학교 출신이나 복학생들이 전공을 택하는 2학기엔 지원자가 3년 연속 0명이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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