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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아들, 軍단톡방서 "엄마가 여당 대표"…엄마는 "아들이란 증거 있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 자체가 제 아들로 특정될 수 있는 증거가 있습니까?”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국회의 대 정부 질문에서 국민의당 소속 이태규 의원의 질문을 받고 한 답변이다. 이 의원은 "아들이 (군 동료들과의)단체대화방에서 ‘애초에 용산 보내줬어야지’ ‘아무리 생각해도 평창은 내가 갔어야 했는데’ 이렇게 불만을 표시했다”고 물었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이 SNS가 저의 아들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며 “저도 상당히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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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씨, "내 이름 검색하면 엄마 이름도 나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가 SNS에서 동료 병사들과 나눈 대화. 서씨가 페이스북을 탈퇴하면서 이름이 표시되지 않는다. [페이스북 대화방 캡처]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가 SNS에서 동료 병사들과 나눈 대화. 서씨가 페이스북을 탈퇴하면서 이름이 표시되지 않는다. [페이스북 대화방 캡처]

이 의원의 질문 근거는 본지가 보도한 추 장관 아들인 서모씨가 2018년 군동료들과 참여했던 페이스북 단체방 내용이다. 이 방에서는 서씨임을 특정할 만한 대화가 여러 차례 등장한다. 서씨가 자신을 “여당 대표 아들”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서씨는 2018년 8월 12일 오후 이 대화방에서 "(한 기자로부터 전화를 받자) 기자가 맞긴 하는지 궁금하다”며 “그래서 엄마한테 알아봐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 이름만 검색하면 엄마도 나온다”고도 했다. 대화방엔 인터넷 검색 포털에 서씨의 이름을 검색한 결과를 캡처한 사진이 함께 올라왔다.

이 단체방에 있던 병사들도 서씨의 가족관계를 파악하고 있었다. 한 동료 병사는 “밤새 게임을 하자”고 한 뒤 “걸리면 엄마한테 일러”라고 하기도 했다. 또 동료 병사들이 “서씨 앞에서는 간부들이 싫은 소리를 못 한다”고 대화한 내용도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가 군 복무 당시 SNS에서 동료 병사들과 나눈 대화. 서씨가 페이스북을 탈퇴하면서 이름이 표시되지 않는다. [페이스북 대화방 캡처]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가 군 복무 당시 SNS에서 동료 병사들과 나눈 대화. 서씨가 페이스북을 탈퇴하면서 이름이 표시되지 않는다. [페이스북 대화방 캡처]

야당, "고위공직자가 국회서 거짓말"  

추 장관도 이날 대정부 질문 답변에서 초반엔 “20대끼리 군에서 나눈 대화일 뿐”이라며 “언론 보도 자체가 상당히 심각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또 “아이가 어릴 때부터 ‘공인의 아들’로 거의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한다”며 “오늘 아침에 같이 군 생활을 한 동료 사병이 ‘제 아들인 것을 몰랐다고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한 후 자리로 돌아와 사탕을 먹고 있다. 오종택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한 후 자리로 돌아와 사탕을 먹고 있다. 오종택 기자

하지만 이 의원 등이 부대배치나 통역병 청탁 의혹을 제기하며 SNS 단체방 대화 내용을 언급하자 추 장관은 “기사를 일일이 보지는 못 했다”며 “이 SNS가 아들의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명백한 증거와 물증조차 부정하는 건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미는 행태"라며 "고위공직자가 국회에서 사실을 부정하는 거짓말을 하는 건 국민을 우습게 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정진호·윤정민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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