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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수명 5년 늘리자] 5. 식탁서 '3백' 줄여야

중앙일보

입력

탄저병 세균무기 파동으로 백색 가루가 공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가운데 무심코 식단 위에 올려지는 3백(白)식품(소금.설탕.화학조미료)도 건강에 큰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유의하자.

장기간 지나치게 섭취할 경우 고혈압과 당뇨 등 각종 성인병의 발병률을 높여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소금과 설탕,화학조미료가 왜 해롭고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살펴본다.

◇ 소금〓인체 생존을 위해 필요한 소금의 양은 하루에 1.3g.

그러나 한국인은 하루 10~20g의 소금을 섭취한다.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하루 소금 섭취량은 6g 이내다.

이처럼 한국인이 소금을 과도하게 먹는 이유는 김치나 젓갈 등 고유의 식품 외에 햄버거나 피자 등 소금을 많이 함유한 가공식품 섭취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소금을 많이 먹으면 혈관의 염분이 물을 끌어들여 혈압이 올라감으로써 뇌졸중과 심장병의 발생률을 높인다. 특히 비만한 사람에게 해롭다. 위암에도 좋지 않다. 과도한 염분은 위 점막에 손상을 초래해 다른 발암물질이 위 점막에 침투하는 것을 돕는다.

골다공증도 소금이 부채질할 수 있다. 소금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면서 뼈 속의 칼슘까지 함께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소금 섭취량을 줄이기 위해선 가급적 식품을 있는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소금량의 30%는 자연상태 식품 자체에서,30%는 가공식품으로 제조하는 과정에서,40%는 부엌에서 조리하는 과정에서 들어가기 때문이다. 특히 주의해야 할 식품은 라면과 단무지.피자.카레.새우깡.

김치나 젓갈을 먹지 않아도 라면 1개와 새우깡 1봉지를 먹을 경우 하루 권장량의 절반인 3g의 소금을 먹는 셈이 된다.

◇ 설탕〓우리나라 국민은 하루 평균 63g의 설탕을 섭취하며 이는 전체 열량의 14%를 차지한다.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설탕 섭취량은 전체 열량의 10%.

설탕이 문제가 되는 것은 혈당을 신속하게 올려 췌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서서히 분해되는 밥이나 빵보다 설탕이 당뇨 환자에게 해로운 이유다.

과도한 설탕 섭취는 당뇨 외에 비만이나 충치에도 좋지 않다. 어린이에게 설탕은 특히 좋지 않다. 최근 행동이 부산하고 정신이 산만해지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증후군이란 정신질환이 설탕을 많이 섭취한 어린이에게 흔하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과일이나 꿀도 조심해야 한다. 거기에 많이 함유된 과당(果糖)도 설탕처럼 많이 섭취할 경우 몸에 해롭기 때문이다. 특히 무가당 주스도 1잔에 25g의 과당이 함유돼 있다.

◇ 화학조미료〓우리나라 국민의 화학조미료 섭취량은 하루 평균 0.6g.

84년 3.4g에 비해 많이 줄었지만 미국의 0.24g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정한 화학조미료의 하루 최대 허용량은 체중 1㎏당 1백20㎎이어서 체중 25㎏ 어린이는 3g, 50㎏의 성인은 6g이다. 화학조미료가 가장 문제시되는 것은 라면이다.

라면 1봉지엔 평균 1.65g의 화학조미료가 들어 있으므로 어린이의 경우 2봉지만 먹어도 1일 최대 허용량을 초과한다.

화학조미료가 먹어선 안되는 유해물질이란 뜻은 아니다. 그러나 많이 섭취할 경우 여러가지 건강상 문제를 일으킨다.

흔한 부작용이 중국 음식점 증후군이다. 자장면 등 중국 음식에 많이 함유된 화학조미료의 주성분인 MSG가 목의 불쾌감과 두통.열감.구토와 멀미 증세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동물실험이긴 하지만 심하면 어린 쥐에게 뇌세포 손상이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 대안 식품〓노인들의 경우 억지로 3백을 줄이면 입맛을 잃을 수 있다. 이 경우 식초나 레몬.유자 등 신 맛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신 맛은 타액 분비를 촉진하고 혀 속에서 미각을 담당하는 미뢰를 자극해 입맛을 돋운다. 소화도 도와준다.

소금을 줄이면 음식맛이 떨어지므로 조리 때 향신료(생강.마늘.고추.후추 등)나 식초 등으로 맛을 내는 게 대안이다.

채소나 과일을 많이 먹는 것도 대안이다. 채소나 과일에 많이 함유된 칼륨이 체내에서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의 작용을 억제하는 효과를 지니기 때문이다.

◇도움말 주신 분〓연세대 식품영양학과 이종호교수,연세대의대 노화의학연구소 장양수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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