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추미애 자녀 문제 민망…검찰 수사 신속 종결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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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가 10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 모(27) 씨의 군 복무 시절 특혜 의혹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자녀 문제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민망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그러나 추 장관의 거취 문제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총리실 "검찰 수사 지켜봐야, 총리 발언 확대 해석은 말아야"

정 총리는 이날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추 장관 아들 특혜 의혹과 관련해 정부 고위인사 가운데선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정 총리는 추 장관의 해명이 충분하다고 보냐는 질문에 대해 “제 생각이 중요한 게 아니고 국민의 생각이 중요한 것 아니겠냐"며 "민망한 생각을 갖고 있다"는 발언을 했다. 그는 "이 문제는 조속히 정리되어 국민이 코로나19나 경제 때문에 힘든데 이런 문제로 걱정을 더 하지 않게 해주는 것이 마땅한 도리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해야 한다는 야당 주장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펼쳤다. 그는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현재 하고 있는 검찰이 빨리 수사를 매듭짓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현재 추 장관의 아들 특혜의혹은 서울동부지검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니 추 장관의 주장처럼 검찰 수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정 총리는 이어 "사실은 수사에 착수한 지가 상당한 시간이 흘렀는데 왜 아직까지 그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고 있는지 답답한 심정"이라며 "이런 문제 때문에 국정에 어려움이 있어야 되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정 총리는 아들 문제로 추 장관과 만나 대화를 나눈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해명을 자세하기 듣지는 않았는데 그 내용에 대해서 언론과 얘기를 나누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자세한 언급을 꺼렸다. "관심을 갖고 있지만,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기가 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총리로서 국무위원 아들의 특혜의혹과 관련해 면담을 가졌지만, 검찰 수사 중인 사안인 만큼 정치적으로 오해를 살만한 발언은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정 총리는 "검찰이 수사하지 않고 있다면 다른 방법으로 상황을 정리할 수도 있지만, 이 문제는 검찰이 신속하게 수사 종결을 해서 종료를 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재차 말했다. 그는 자신이 언급한 '다른 방법'에 대해 "정치적인 방법도 있을 수 있다"고 부연하긴 했지만, 추가 발언을 하진 않았다. 추 장관 아들의 특혜 의혹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만큼 추 장관이 검찰 수사와는 별개로 거취를 표명하는 등 '정치적 방법'을 사용할 수는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그는 그 '정치적 방법'이 추 장관의 거취를 뜻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그냥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을 끊었다.

이번 정 총리 발언에 대해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여론 악화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현재는 검찰 수사 지켜봐야 한다는게 총리의 생각”이라며 확대 해석을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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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울동부지검은 이날 추 장관의 아들 서씨 사건에 대한 형사사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수사 상황 일부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서씨 관련 의혹 사건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만큼 일정 부분 공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은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된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심의위 의결을 통해 예외적으로 기소 전 사건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백민정·김현예·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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