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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걸의 의학프리즘] 충치보다 무서운 풍치

중앙일보

입력

대표적 치과질환으로 사람들이 가장 먼저 손꼽는 것이 바로 충치다. 양치질을 열심히 하는 이유도 충치예방을 위해서라고 말한다.

충치 하나 없는 깨끗한 치아를 지닌 경우 구강건강을 위해 더이상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도 해마다 충치없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건치아동을 선발해 포상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충치보다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질환은 풍치라 불리는 잇몸질환이다.

충치는 최악의 경우 어금니 등 한두개 치아를 뽑는 것으로 그칠 수 있지만 잇몸질환은 방치할 경우 수십개의 치아를 모두 뽑아야 하는 사태에 이를 수 있다.

치아를 지탱하는 잇몸에 염증이 생기면 치아 전체가 흔들리면서 도미노 식으로 한꺼번에 빠지기 때문이다.

치료 역시 충치는 보철물이나 신경치료 등 여러가지 방법이 가능하지만 잇몸질환은 치료가 쉽지 않다.

임플란트라 불리는 인공치아이식술도 있지만 수개월의 기간이 걸리는데다 치아 1개당 2백만~4백만원이란 고가의 비용이 소요된다.

치아가 모두 빠진 경우 틀니를 고정시키기 위해선 최소 서너개의 임플란트를 이식해야 하므로 1천만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

문제는 잇몸질환이 충치가 없는 깨끗한 치아의 소유자에게 오히려 잘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잇몸질환과 충치를 일으키는 구강내 세균의 종류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렸을 때 치아관리를 잘했다고 자부하는 사람에게 나이 들어 잇몸질환이 생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잇몸질환 예방을 위해 전문가들이 가장 강조하는 수칙은 치실의 사용이다. 양치질만으론 치아 구석에 낀 음식물찌꺼기를 제대로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치실은 실에 왁스를 입혀 매끈하게 만든 치과용품이며 치과의원이나 편의점에서 구할 수 있다. 사용법도 간단해 처음엔 생소하지만 며칠만 지나면 누구나 수분 내에 쉽게 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호주머니나 핸드백에 치실을 넣고 다니자. 치실이야말로 잇몸질환을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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