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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테러 피해자들 `외상후 스트레스증후군' 우려

중앙일보

입력

전대미문의 미 테러사태 이후 생존자 구출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를 목격.경험한 `피해자'들 상당수가 끔찍한 사건 뒤에 흔히 나타나는 정신질환인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앓게 될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됐다.

13일 국내 의료계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질환은 `불안장애'의 하나로 전쟁이나 테러, 비행기사고, 건물붕괴, 산업재해, 홍수,폭풍,지진 등 천재지변, 또는 폭행,강간 등으로 인해 신체적인 외상이나 정신적 충격을 받은 피해자들 사이에 흔히 나타난다.

실제로 2차대전 때 나치 수용소에 갇혀 있던 유대인들은 가족과 동료들이 하나씩 희생되는 것을 보면서 불안감과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으며 월남전 참전 병사들도 이같은 병적 심리상태를 경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995년 6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이후 일부 피해자들에게서 이같은 증상이 발견됐고 대한항공기의 괌 추락참사 뒤에도 생존자와 가족이 이 증후군에 시달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질환에 걸리면 사고 당시 절박했던 상황을 반복적으로 회상하면서 고통스러워하며 불면,두통, 우울증, 적대감 표출,악몽과 불안 등의 증세도 나타난다.

심하면 환청 등의 증상을 동반하며 약물이나 술에 의존하게 되거나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증상들은 사고발생 일주일 후부터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치료는 빠를수록 좋은데 특히 주변의 가족이나 친구의 도움이 중요하다.

즉 대화를 통해 환자가 혼자가 아니라는 확신을 심어주면서 공포감과 불안감을 떨치고 하루빨리 악몽의 순간을 잊도록 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연세 세브란스정신건강병원 이홍식 교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개인에 따라 평생에 걸친 불행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발병 초기에 곧바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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