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태풍에 추석물가 비상…농림부 "9월 중·하순까진 안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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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가장 길었던 장마가 끝나자 이번에는 태풍이 들이닥쳤다. 다가온 추석 대목을 앞두고 농민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장마로 한차례 오른 밥상 물가도 다시 출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해피해 안 끝났는데…태풍피해 겹쳐 

태풍 마이삭이 지나간 3일 경남 거창군 남상면 월평들에서 농민들이 쓰러진 벼를 세워 묶고 있다. 뉴시스

태풍 마이삭이 지나간 3일 경남 거창군 남상면 월평들에서 농민들이 쓰러진 벼를 세워 묶고 있다. 뉴시스

농림축산식품부는 태풍 마이삭으로 4일 오전 8시까지 1만9926ha(6028만평)의 농작물이 피해를 보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피해가 컸던 품종은 수확을 앞둔 과일이다. 전국적으로 1463ha의 낙과 피해가 있었다. 또 태풍으로 벼가 뽑히거나 쓰러지는 도복 피해도 1만4267ha에 달했다.

지역별로 보면 경북 지역 과수원 피해가 컸다. 포항·상주·청송·영덕에서만 1463ha 일대 과일이 채 익기도 전에 떨어졌다. 또 곡창지대인 전남(2152ha)·전북(5971ha)에서는 도복 피해가 컸다. 이 밖에도 전국적으로 비닐하우스(40ha) 파손과 유실·매몰(6ha)도 나왔다. 농림부는 배수장 102개소와 저수지 2686개소를 가동해 태풍 침수 피해를 막고 있다고 밝혔다. 또 농작물 병해충 등 2차 피해 방지 위해 방제와 영양제 살포 등 후속대책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농림부 관계자는 “피해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태풍이 경북 등 일부 지역에만 영향을 미쳐 아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며 “10호 태풍 하이선 등 추가 태풍 피해가 걱정”이라고 밝혔다.

농림부 “추석 전에는 가격↓”…추가 태풍이 변수

8월 농축산물 물가 증감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8월 농축산물 물가 증감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연이은 수해에 추석 대목까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밥상물가는 더 비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긴 장마로 지난 8월 농축산물 물가(10.6%)는 지난해 비해 폭등했다. 수해 피해가 컸던 배추(69.8%)·토마토(45.4%)·호박(55.4%) 등 채소류(28.5%)를 중심으로 많이 올랐다. 통계청도 “태풍이 발생하면 (농축산물 물가 상승이) 연장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한다.

일단 농식품부는 추석 전까지는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배추는 고산지대인 고랭지 특성상 우천에는 출하할 수 없어 가격이 일시적으로 높지만, 추석 전인 9월 중·하순까지는 평년 수준의 공급이 가능하다는 게 농림부 계산이다. 또 정부·출하시설 비축물량도 활용해 수급을 최대한 맞출 방침이다. 장마로 작황이 좋지 않은 무도 정부 비축물량과 채소가격 안정제를 활용해 가격 상승을 최대한 막을 계획이다.

사과·배는 재배면적이 준데다 장마 등 영향으로 품질이 떨어져 가격 강세를 예상한다. 다만 지난해보다 18일 정도 추석일정이 늦어 추가 물량 확보가 가능하고, 과수 계약재배 농가 조기 출하를 유도해 공급을 확보할 방침이다.

그래도 여전히 10호 태풍 하이선이 변수다. 마이삭과 달리 한반도를 정면으로 지나갈 가능성이 커 더 큰 피해를 우려한다. 피해가 클 경우 농림부는 추가 수급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권재한 농림부 유통소비정책관은 “배추·무 등 노지 채소의 경우 태풍 강우로 인한 산지 작업 여건에 따라 출하량 등락 등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정부 비축물량 방출 등을 통해 공급을 안정화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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