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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상호 “리틀 황의조라 불러다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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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지난달 9일 인천전에서 두 번째 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는 성남 공격수 나상호. [연합뉴스]

지난달 9일 인천전에서 두 번째 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는 성남 공격수 나상호. [연합뉴스]

프로축구 성남FC의 국가대표 공격수 나상호(24)는 홈 팬들 사이에서 ‘리틀 황의조’라 불린다. 황의조(28·보르도) 이후 끊긴 성남의 간판 골잡이 계보를 이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담은 별명이다. 최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만난 나상호는 “대한민국 최고 스트라이커와 비교돼 영광이다. (황)의조 형은 롤 모델”이라고 말했다.

물오른 성남FC 공격수 #최근 4경기 4골, 해결사 등극 #“의조형 따라 유럽무대 도전”

요즘 나상호는 ‘득점력에 물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K리그1(1부) 최근 4경기에서 4골을 기록 중이다. 일본 J리그 FC도쿄에서 뛰다 6월 여름이적시장 기간 중 성남으로 임대됐는데, 10경기만에 올 시즌 팀 내 최다 득점자가 됐다. 성남은 18라운드 현재 10위(승점 18점)지만, 상위권 마지노선인 6위 강원 FC(21점)와 격차는 3점에 불과하다.

성남 팬들은 나상호를 데려온 구단 결정에 대해 ‘꿀(같은) 영입’이라며 반색한다. 나상호는 “팬들에게 인정 받아 더욱 기분이 좋다. ‘꿀 영입’이란 평가를 올 시즌 내내 유지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골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시즌 도중 팀을 옮기고, 새 전술에 적응하는 과정이 쉽진 않았다. 김남일 성남 감독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와 팬들의 기대감도 마음을 짓눌렀다. 부담감이 컸던 탓에 지난달 9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2골을 터뜨리기전까지 8경기 동안 골 맛을 보지 못했다. 나상호는 “공격수로서 매경기 골을 넣고 싶은 건 당연한 욕심이다. 그런데 부진이 생각보다 길어져 애를 태웠다. ‘괜찮다. 자신있게 하라’며 등을 두드려 준 동료들 덕분에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나상호는 황의조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중이다. 황의조는 성남 시절 이던 2017년 뛰어난 득점력을 인정받아 J리그 감바 오사카 유니폼을 입었다. 이듬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9골을 몰아넣으며 한국의 금메달을 이끌었고,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축구대표팀 감독의 눈에 들어 A대표팀 최전방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보르도(프랑스)에 입단하며 유럽 진출의 꿈도 이뤘다.

나상호의 발자취도 엇비슷하다. 광주FC 소속이던 2018년 K리그2(2부) 득점왕(16골)에 올랐다. 같은 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일조했고, A대표팀에도 뽑혔다. 지난해 J리그 FC도쿄로 이적하며 ‘해외파’ 타이틀도 달아봤다. 나상호는 “아시안게임 기간 중 함께 생활하며 의조 형을 존경하게 됐다. K리그2, 성남, 일본 무대를 거쳤다는 점에서 형의 발자취를 따르고 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나상호는 ‘신무기’를 장착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특유의 빠른 돌파와 강력한 인스텝 킥에 더해 오른발로 감아차는 슈팅을 집중 연마했다. 성과도 좋다. 인천전 데뷔골과 프리킥 추가골 모두 오른발로 감아차 넣었다.

나상호는 우선 K리그 무대에서 ‘최고’로 인정 받겠다는 각오다. 그는 “성남을 상위 스플릿(1~6위 그룹)에 올려놓는 게 최우선 과제다. 개인적으로는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 다음 목표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 본선 출전, 그리고 유럽 무대 진출이다.

성남=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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