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3상 임상 중간 결과 매우 좋다면 백신 상용화 앞당겨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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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감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예상보다 빨리 승인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지난달 3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3상 임상시험을 완전히 마치지 않은 백신을 승인할 수 있다고 밝힌 가운데, 또 다른 코로나19 방역 사령탑인 파우치 소장가 사실상 조기 승인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앤서니 파우치(오른쪽)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파우치 소장은 1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의 중간 결과에 따라 백신 승인이 당겨질 수 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앤서니 파우치(오른쪽)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파우치 소장은 1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의 중간 결과에 따라 백신 승인이 당겨질 수 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파우치 소장은 1일(현지시간) 비영리 뉴스 서비스 업체인 카이저헬스뉴스(KHN)와의 인터뷰에서 “3상 단계에 있는 백신 후보 물질의 중간 결과가 압도적으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라면 데이터안전성 모니터링위원회(DSMB)은 백신의 임상 시험 종료를 앞당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간 결과가 매우 긍정적이라면 연구자들은 ‘도덕적 책임감’을 가지고 백신 상용화 과정을 앞당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백신 후보 물질의 임상 시험이 다 끝나지 않더라도 3상 임상시험의 중간 결과가 충분히 안정적이라면 백신 조기 승인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파우치는 일각에서 나오는 대선을 위한 정치적 압박 우려는 일축했다. 백신 후보 물질의 중간 결과를 검토하는 DSMB는 정부 직원이 아닌 주요 의과대학에서 백신과 생물 통계학을 가르치는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파우치의 설명이다.

파우치는 “백신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선 안전성과 효능을 모두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정치적 압박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현재 미국에선 미국 바이오업체 모더나와 화이자,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세 가지 백신 후보 물질을 놓고 최종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세 제약사 모두 3만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시험을 진행 중이며, 10월 내 중간 결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결과에 따라 FDA의 긴급 사용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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