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리에서 건강보조용 칼슘제 개발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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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안어장을 황폐화시키는 `바다의 포식자' 불가사리에서 건강보조용 칼슘제를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에따라 그동안 포획한 불가사리를 활용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성과를 거두지못했던 불가사리 구제사업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국립수산진흥원은 9일 "바지락과 전복 등 연안어장의 패류를 대량으로 먹어치우는 불가사리에서 칼슘제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특허출원 했다"고 밝혔다.

수진원이 개발한 칼슘제 생산기술은 효소처리 방법을 이용해 불가사리에서 인체에 유용한 성분만을 분리해 내는 것으로 불가사리 1㎏에서 200g(시가 9만원)의 칼슘제를 생산할 수 있다.

또 불가사리에서 추출한 성분 중에는 탄산칼슘 외에도 칼슘의 인체흡수율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마그네슘과 콘트로이틴황산 등이 상당량 함유돼 있다고 수진원은 밝혔다.

칼슘은 인체의 골격과 치아, 혈액의 응고 등에 필수적인 영양소로서 현재 소뼈와 조개껍데기, 오징어 연골 등을 원료로 생산하고 있으며 국내 소비량은 연간 약 200t(900억원)에 이른다.

수진원은 이번에 개발한 칼슘제 생산기술을 관련업체에 이전, 상품화함으로써불가사리 구제를 촉진시켜 연안어장 보호를 통한 어민소득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불가사리에 의한 연안어장 황폐화를 막기 위해 현재 ㎏당 400~1천300원에 수매해 비료로 만들고 있으나 발효기간이 3~4개월이나 걸리는데다 악취발생 등의 문제로 인해 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등 불가사리 활용방안이 마땅치 않아구제사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편 불가사리는 세계적으로 3천600여종, 우리 연안에는 30여종이 ㎡당 0.3~1.5마리꼴(패류양식장 4만3천262ha에 1억3천만~6억5천만마리)로 서식하고 있는데 1마리가 하루에 바지락 16마리(피조개는 1.5마리)를 먹어치워 `바다의 포식자'로 불리고 있다.

불가사리 1마리가 1년에 먹어치우는 바지락이 5천마리나 돼 남해안 양식장의 경우 ha당 불가사리에 의한 피조개 피해가 약 47만마리로 추정되고 있다.

불가사리는 한번에 200만~300만개의 알을 낳고 절단된 팔 1개가 불가사리 1마리로 재생하는 등 번식력이 왕성하고 천적도 없어 인위적으로 구제하는 것외에는 퇴치방안이 없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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