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테슬라 '애매한' 사진 한장 때문에…발칵 뒤집힌 투자자들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배터리데이에서 테슬라가 어떤 신기술을 공개할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내달 22일 배터리데이를 앞두고 온갖 억측이 난무하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사진)가 직접 트위터로 해명하기도 했다. AP=연합뉴스

배터리데이에서 테슬라가 어떤 신기술을 공개할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내달 22일 배터리데이를 앞두고 온갖 억측이 난무하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사진)가 직접 트위터로 해명하기도 했다. AP=연합뉴스

다음 달 22일 ‘배터리 데이’(테슬라의 신기술을 소개하는 행사)를 앞둔 테슬라를 두고 온갖 억측과 해프닝이 쏟아졌다. ‘배터리 데이’를 소개하는 인터넷 페이지의 사진을 두고 추측이 난무하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해명에 나섰다.

지난주 테슬라는 ‘배터리 데이’ 소개 홈페이지를 열었는데, 배경 화면을 두고 갖가지 추측이 등장했다. 주주미팅과 배터리 데이를 소개하는 인터넷 페이지 배경 화면은 검은 주름 형상으로 이뤄졌다. 이게 무엇인지를 놓고 미국 매체와 투자자 사이에서 갑론을박 전망이 나온 것이다.

지난 24일 미국 친환경차 전문업체 ‘일렉트렉’이 “실리콘 나노와이어 양극재를 이용해 배터리를 만드는 ‘암프리우스(Amprius)’의 배터리 모습과 유사하다”고 주장하면서 불을 지폈다. 암프리우스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실리콘 나노와이어 양극재를 연구하는 회사다.

테슬라가 공개한 배터리데이 인터넷 페이지. 배경화면 사진을 두고 엉뚱한 추측이 쏟아졌다. 테슬라 배터리데이 페이지 캡처

테슬라가 공개한 배터리데이 인터넷 페이지. 배경화면 사진을 두고 엉뚱한 추측이 쏟아졌다. 테슬라 배터리데이 페이지 캡처

실리콘 나노와이어는 기존 흑연 양극재에 비해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지만, 충전과 방전을 계속하면 부풀어 오르는 기술적 한계가 있다. 암프리우스는 이 난제를 해결하면서 양산할 수 있는 연구에서 상당한 진척을 이룬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렉트렉 보도 이후 투자자들은 암프리우스의 연구시설이 테슬라 공장의 길 건너편에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일각에선 ‘테슬라가 암프리우스를 인수할 것 같다’는 추측을 하기도 했다. 미국 매체와 투자자는 물론 국내 주요 언론들도 “테슬라가 나노와이어 양극재 배터리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앞다퉈 보도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나노와이어 배터리에 대한 설명을 쏟아냈다. 파장이 커지자 친환경차 전문매체인 ‘클린 테크니카’가 트위터를 통해 머스크에서 “테슬라와 암프리우스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냐”고 질문을 던졌다.

머스크, 트위터 통해 진화 나서 

그제야 머스크가 진화에 나섰다. 머스크는 “전혀(nothing)”라고 부인하고, “저 회사가 길 건너편에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고 했다. 논란의 불씨가 된 이미지 역시 “단지 탐미적으로 표현한 것뿐인데 우리가 반응에 둔감했던 것 같다”며 “이미지는 배터리 상부와 바닥에 있는 접이식 집전극(集電極)”이라고 해명했다.

암프리우스와 테슬라의 관계에 대한 억측이 난무하자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해 부인하고 나섰다. 일론 머스트 트위터 캡처

암프리우스와 테슬라의 관계에 대한 억측이 난무하자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해 부인하고 나섰다. 일론 머스트 트위터 캡처

이번 해프닝은 최근 ‘이천슬라’(테슬라 주가가 2000달러까지 치솟은 현상을 일컫는 말)라 불릴 정도로 몸값을 띄운 테슬라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평가다. 테슬라의 사진 한장과 머스크의 트위터에 울고 웃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나노와이어 양극재 해프닝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에 대한 기대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머스크는 “㎏당 500wh의 에너지 밀도를 갖는 차세대 배터리가 양산되면 내연기관의 경제성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이번 ‘배터리 데이’에선 중국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셀투팩(CTP·배터리 셀과 모듈을 합쳐 패키지로 만드는 기술)’ 기술을 더한 저가형 배터리가 등장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국·일본 배터리 업체와 손잡고 ‘하이-니켈(니켈 함량을 높여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배터리)’ 기술을 공개할 것이란 추측도 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