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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판매량 주춤하는 테슬라, 무슨 일이?

중앙일보

입력

테슬라의 유럽 시장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테슬라가 미국 내 수요에 집중하면서 공급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사진은 테슬라 주력 차종인 모델3. 사진 테슬라

테슬라의 유럽 시장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테슬라가 미국 내 수요에 집중하면서 공급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사진은 테슬라 주력 차종인 모델3. 사진 테슬라

세계 전기차 시장의 압도적 1위인 테슬라의 유럽 시장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줄고 있지만, 유럽 각국은 배출가스 규제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 등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추세다.

EV볼륨즈, 자토 다이내믹스 등 유럽 자동차 시장 조사기관 집계결과 올 상반기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21만749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 늘었다. 노후 내연기관차 교체에 따른 지원금이나 전기차 보조금 등이 늘어나면서 전기차 판매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슬라의 유럽 시장 판매량은 3만725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 줄었다. 연초만 해도 테슬라는 주력 차종인 모델3를 앞세워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1위를 휩쓸었지만, 판매량은 달마다 계속 감소했다. 모델별 집계에서도 테슬라 모델3는 3만2637대가 팔려 르노 조에(3만7540대)에 이은 2위에 올랐다.

유럽 시장에서 테슬라의 판매가 주춤한 사이 르노 조에가 상반기 전기차 시장에서 차종별 판매 1위에 올랐다. 사진 르노삼성자동차

유럽 시장에서 테슬라의 판매가 주춤한 사이 르노 조에가 상반기 전기차 시장에서 차종별 판매 1위에 올랐다. 사진 르노삼성자동차

네덜란드, 기아차 니로가 7월 전기차 판매 1위

지난달 판매량은 말 그대로 급감 수준이다. 독일(203대), 프랑스(119대) 등 주요 시장에서 거의 판매가 이뤄지지 않았다. 노르웨이·스웨덴·네덜란드 등 전기차 점유율이 높은 북유럽 국가에서는 95% 가까운 판매 감소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네덜란드에서는 기아자동차의 니로 EV가 월간 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다.

테슬라 판매가 급감한 이유는 뭘까. 경쟁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출시와 판매가 늘어난 것도 사실이지만, 결론적으론 테슬라가 공급 조절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테슬라는 자체 생산시설(기가팩토리)을 가진 중국을 제외하고, 미국에서 전량 생산하는 테슬라 차들은 미국 시장에 우선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이후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자국 공급을 우선시한다는 의미다. 올 상반기 7076대나 팔린 한국 시장에서도 지난달 테슬라 판매량은 64대에 그쳤다. 6월 2827대가 팔려 월간 신기록을 세웠던 것과 비교하면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테슬라가 독일 베를린에 짓고 있는 기가팩토리 조감도. 공장이 완성되면 테슬라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사진 테슬라

테슬라가 독일 베를린에 짓고 있는 기가팩토리 조감도. 공장이 완성되면 테슬라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사진 테슬라

테슬라의 유럽 시장 판매 감소가 계속 유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현재 미국에서만 판매 중인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SUV) 모델Y를 다른 나라에서도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독일 베를린에 짓고 있는 기가팩토리가 완공하면 내년부터는 유럽의 공급 부족 문제도 해결될 전망이다.

당장 판매량보다 관심을 끄는 건 ‘이천슬라(주당 2000달러를 넘어선 것을 의미하는 말)’가 된 테슬라가 내달 22일 여는 ‘배터리 데이’다. 테슬라의 최신 기술을 선보이는 이 자리에서 테슬라가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공개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현재로썬 중국 CATL과 협업한 저가형 인산철(LFP) 배터리와 에너지 밀도를 높여 주행거리를 늘린 ‘하이니켈 양극재(니켈 함유량을 높인 것)’ 배터리를 공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테슬라의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 모델Y. 모델3와 부품의 75%를 공유한다. [사진 테슬라]

테슬라의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 모델Y. 모델3와 부품의 75%를 공유한다. [사진 테슬라]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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