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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아 진단대책] 장애학생 돌볼 보조교사 둬야

중앙일보

입력

자폐아들이 장차 사회 구성원의 한사람으로 떳떳이 살아갈 수 있게 하려면 현행 교육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고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 통합교육에는 보조교사 제도가 필수=자폐아가 일반 학급에서 정상아들과 뒤섞여 무리없이 수업을 받기 위해선 미국처럼 보조교사(모니터)제도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국내에선 지난해 인천시가 공공근로사업의 하나로 실직여성 55명을 보조교사로 채용한 것이 첫 사례다. 초등학교 1학년생 자폐아 아들을 둔 정창교씨가 시민단체인 '함께 걷는 길벗회' 와 연대해 인천시에 이 제도를 도입할 것을 강력히 건의해 채택됐다.

길벗회 조정일 간사는 "하지만 공공근로사업이라는 한계 때문에 미국처럼 특수교육 훈련을 전문적으로 받은 보조교사를 쓸 수 없는 점이 안타깝다" 고 말한다.

◇ 교사에게 인센티브를 주어야=자폐아 등 장애아를 통합해 교육하는 학급은 학생 숫자를 현재의 40명선에서 10명 이상 대폭 줄여야 한다고 교사들은 한 목소리를 낸다.

통합교육에 관한 한 세계적인 모범사례로 꼽히는 일본의 무사시노 히가시 학교는 초등과정의 학급당 학생수가 25명 정도로 한반에 한두 명의 자폐아가 배정돼 정상아들과 함께 교육을 받는다.

교육부도 통합학급 교사에 대한 인센티브의 필요성을 인식해 내년부터는 이들 교사에게 가산점을 줘 승진에 유리하도록 제도를 바꿀 예정.

다만 이 제도가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자폐아를 맡을 담임교사가 일정 시간 이상의 특수교육 연수를 받도록 의무화해 장애아 교육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갖게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 특수교육진흥법 손질해야=자폐아 등 장애아들에 대해 국가가 교육비 전액을 대주는 것을 원칙으로 한 특수교육진흥법이 되레 특수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1대 1 교육이 안되기 때문이다.

양문봉 밀알연구소장은 "현행법상 학생 12~15명당 교사 한명꼴로 실시하는 특수학교 교육은 자폐아들에게 전혀 도움이 안된다" 며 "예산 부족이 문제라면 학부모들에게 일부 부담을 지워서라도 학교 교육의 질을 사설기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바람직하다" 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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