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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파산에 코로나 타격까지…캐나다 슈즈 알도, 국내서 철수하나

중앙일보

입력

24일 여의도 IFC몰 알도 매장은 오는 29일 영업 종료를 앞두고 재고를 소진하고 있다. 매대는 절반 이상이 비어 있다. 배정원 기자

24일 여의도 IFC몰 알도 매장은 오는 29일 영업 종료를 앞두고 재고를 소진하고 있다. 매대는 절반 이상이 비어 있다. 배정원 기자

글로벌 브랜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캐나다 구두 브랜드 알도(ALDO) 본사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지 석 달 만에 국내에서도 알도 매장이 문을 닫고 있다. 국내에서 사업을 철수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26일 수입 브랜드 유통 전 회사 스타럭스에 따르면, 여의도 IFC몰 내 알도 매장은 오는 29일 영업을 종료한다. IFC몰에 입점한 지 9년 만이다. 매장에서는 전 품목 최대 80% 할인 행사를 벌이며 재고 소진에 나섰다. 매대는 이미 절반 넘게 비었다.

점원 "철수 앞두고 재고떨이 행사 중" 

알도는 전품목 최대 80%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재고가 많이 남지 않아 전시된 상품을 사야할 경우가 많다. 배정원 기자

알도는 전품목 최대 80%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재고가 많이 남지 않아 전시된 상품을 사야할 경우가 많다. 배정원 기자

이태원점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전 품목 할인 행사에 남은 재고는 거의 없었다. 상품의 사이즈 여부를 문의하니 판매 직원은 “전시된 상품이 전부”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새 제품은 거의 없다”고 했다. 2011년 국내에 들어온 알도는 여의도, 이태원, 가로수길 등에 단독 매장을 운영 중이고,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스타필드, 롯데몰 등에 입점되어 있다.

알도 온라인 쇼핑몰도 지난 13일부터 시즌 종료 시까지 전 품목 최대 80%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여름에도 불구하고 겨울 부츠까지 판매 중이다. 매장에서 만난 직원은 “알도가 한국에서 철수하게 됐다”며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재고떨이 행사중”이라고 전했다.

패션·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도 명품 소비는 꾸준히 늘어난 반면 외식, 여행, 출근 등 외출 빈도 자체가 줄면서 당장 입을 만한 중저가 의류, 신발, 가방, 화장품 판매가 모두 직격탄을 맞았다”며 “알도 외에도 대부분의 패스트패션(SPA) 브랜드의 어려움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WSJ "알도는 코로나19의 피해자" 

알도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겨울 부츠도 할인 판매 중이다. 홈페이지 캡처

알도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겨울 부츠도 할인 판매 중이다. 홈페이지 캡처

캐나다 몬트리올에 본사를 둔 알도는 미국 고급 백화점 니먼 마커스, 의류업체 제이크루와 함께 코로나19 여파에 쓰러진 대표적인 글로벌 유통·소매업체로 꼽힌다. 알도는 지난 5월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캐나다 매장 절반을 폐점하기로 했다.

블룸버그는 “전세계 100여 개국에 3000여 개 매장을 둔 알도는 팬데믹 충격에 따른 매출 급감에 2억1400만 달러(약 2540억원)의 부채 상환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알도는 코로나19의 또 다른 피해자가 됐다”며 “앞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유통사 "코로나 19 어려움과는 관련 없다" 

국내에서 알도를 운영하는 스타럭스는 커피빈코리아의 모회사로, 구찌 시계 수입원으로 출발, 현재 레스포삭, 레페토, 캐스키드슨, 판도라, 아가타 등 패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스타럭스 측은 “현재 재계약을 캐나다 알도 본사와 협의중이긴 하나 철수에 대한 내용이 확정된 것은 없다”며 “국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알도의 현 상황은 관련이 없다”고 전했다.

마무트·GU 등 한국서 줄줄이 철수  

스위스 아웃도어 마무트는 이달 말 한국에서 철수할 예정이다. 사진 마무트

스위스 아웃도어 마무트는 이달 말 한국에서 철수할 예정이다. 사진 마무트

앞서 스위스 명품 아웃도어 마무트는 이달 말 국내 사업을 접고 한국 지사를 철수한다고 밝혔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침체해 성장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유니클로의 자매 브랜드 지유(GU)는 지난 5월 국내 오프라인 매장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제품 불매 운동에 이어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탓이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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