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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치올’ 롯데, 상위권으로 진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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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롯데는 8월 들어 승률 1위를 달리고 있다. 선수들을 격려하는 허문회 롯데 감독. [연합뉴스]

롯데는 8월 들어 승률 1위를 달리고 있다. 선수들을 격려하는 허문회 롯데 감독. [연합뉴스]

“‘팔치올’(8월에 치고 올라간다는 뜻)이요? 저는 못 들어봤습니다.”

8월 승률 1위, 순위도 8위→6위 #가을야구 진출, 코로나가 변수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희망에 부풀어 있다. “후반기에 집중하겠다”던 허문회 감독 말을 반신반의했는데, 현실이 돼 가고 있어서다. 롯데는 이달 들어 연승을 이어가며 5강 싸움에 뛰어들 분위기다.

지난겨울 부임한 허 감독은 “야구선수는 개인사업자”라는 말을 자주 했다. 자신의 성적에 따라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스스로 노력하라는 의미였다. 허 감독은 팀 단위 훈련을 줄이고, 선수 스스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찾아 훈련하도록 했다. 허 감독이 그다음으로 많이 쓴 말은 “체력”이었다. 단체훈련을 줄인 것도 선수 체력 안배 및 부상 방지 차원이다. 원정 마지막 경기는 출발 시각을 늦춰 간단한 훈련만 했다. 주전 선수를 선발 라인업에서 빼는 경우도 잦았다. “한 경기 한 경기의 소중함을 모른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허 감독은 밀어붙였다. 허 감독은 “부상 없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가는 게 최우선이다. 무조건 아프지 않아야 한다. 보는 분 입장에서는 ‘이게 뭐지’ 생각할 수 있지만, 정신력도 체력이 있어야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놀랍게도, 여름이 되면서 롯데는 KBO리그 최강팀으로 변모했다. 이달 들어서만 11승1무5패(23일 기준)다. 월간 승률 1위다. 한때 8위로 떨어졌던 순위도 6위로 올라갔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KT 위즈와 승차가 1.5경기다. 허 감독이 강조했던 대로 부상자가 거의 없다. 다른 팀이 부상으로 고전하는 것과 달리, 롯데는 부상으로 빠진 야수가 거의 없다. 85경기를 치렀는데, 정훈을 뺀 주전 타자가 모두 70경기 이상 뛰었다. 노장 이대호도 전 경기(85경기)에 나섰다.

무엇보다 마운드가 강해졌다. 이번 달 롯데의 평균자책점은 3.09로 1위다. 선발과 불펜 할 것 없이 모든 투수가 잘하고 있다. 주춤했던 국내 선발투수 노경은, 박세웅, 서준원이 반등에 성공했다. 전반기까지 5회 이전에 강판당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후반기에는 달라졌다. 허 감독은 조기 강판과 관련해 “공을 많이 던지지 않아도 실점 위기에 있으면 힘을 더 쓰게 돼 피로도가 가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허 감독은 마무리 김원중을 철저하게 보호했다. 시즌 중반까지는 동점 상황에서 내보내지 않았다. 8회에 마운드에 올리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 끝내기 패배 1위의 오명 속에서도, 허 감독은 김원중이 시즌 끝까지 힘을 유지하도록 아꼈다. 초보 마무리 김원중은 아직 1점대 평균자책점(1.83)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의 가을야구가 아직 결정된 건 아니다. 코로나19 변수가 어떻게 작용할지도 알 수 없다. 만에 하나 사회적 거리 두기가 3단계에 들어갈 경우 리그가 중단되고 경기 수가 줄어들 수도 있다. 롯데로서는 추격할 기회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가을야구에서 멀어질 수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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