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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 "이승만, 미국에 빌붙어 대통령 돼 미국 이익 챙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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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 광복회장이 1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원웅 광복회장이 1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친일파 파묘’ 등을 주장하는 내용의 광복절 경축사로 진영 갈등을 재점화한 김원웅 광복회장이 ‘친일청산’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경축사를 비판한 미래통합당을 향해선 “(경축사에서) 통합당에 대해선 한 마디도 안 했는데 펄펄 뛰는 이유는 뭔가 찔리는 게 있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김 회장은 17일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국민 통합이 안 되는 이유는 친일 미청산 때문”이라며 “반성 없는 친일 세력을 끌어안는 것은 통합이 아니고 정의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논란이 된 ‘이승만 전 대통령 정통성 부정’, ‘애국가 부정’에 대해서도 답했다. 그는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승만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폭력적으로 해체하고 친일파와 결탁했다”며 이 전 대통령을 직함 없이 부르며 비판했다. 또 “대한민국은 민족 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되었다”며 안익태가 작곡한 노래가 여전히 애국가로 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친일 미청산의 99%가 이승만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해방 직후에 친일파 청산을 위한 반민특위 법을 정할 때 이승만 대통령이 5번이나 만들면 안 된다, 친일파 청산하면 안 된다고 담화문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이어 “그런데도 국민이 열망하니까 국회가 법을 만들었더니 친일 경찰들을 동원해서 그 사람들을 습격하고 구타하고 체포해서 무산시켰다”고 덧붙였다.

“통합당 왜 펄펄 뛰나, 찔리는 것 있나” 

또 “해방 이후 미국에 빌붙어서 대통령이 되면서 미국 국가 이익을 챙긴 사람”, “건국 대통령이란 말을 붙이기에는 부끄러운 분”이라는 이 전 대통령을 향한 가차 없는 혹평도 반복했다.

작곡가 안익태 역시 친일·친나치 행위를 했기 때문에 ‘애국가’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굽히지 않았다.

김 회장은 독일 정부에서 받은 자료를 언급하면서 “(안익태가) 일본이 만든 괴뢰국가인 만주국 건국 10주년 기념연주회를 나치 지휘부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초청해 연주하는 모습이 담겼다”고 말했다. “애국가의 가사 60% 정도가 불가리아 민요를 베꼈다”며 표절 의혹도 제기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108개 국가가 국가를 바꿨고, 미국은 지금도 새로운 국가를 준비하고 있다”며 “한 번도 안 바꾼 나라가 일본인데, 그것마저도 일본을 따라가야 하느냐”고 말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지금이라도 당장 애국가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방송에선 그는 ‘친일파 파묘’도 또다시 촉구했다. “외세에 빌붙어서 동족을 학살하고 토벌하고 했던 그런 민족 반역자를 국립묘지에 안장한 나라가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최근 별세한 고(故) 백선엽 장군과 관련해서도 공적이 미화됐다며 “진실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애국가 가사 60%는 표절…국가 바꿔야”

그는 경축사가 논란을 일으킨 뒤 재조명된 자신의 이력에 대한 해명도 내놨다.

앞서 통합당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SNS를 통해 여야를 오간 김 회장의 정치 이력을 거론하며 그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교수는 “김 회장은 박정희 공화당에 공채 합격해서, 전두환의 민정당까지 당료로 근무했다”며 “독재 잣대만으로 보면 부역자로 비난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김 회장이 민정당 출신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광주학살의 원흉들에게 부역한 전력이 있는 분이 어떻게 광복회장을 할 수가 있느냐”며 “지지율이 떨어지니 다시 토착 왜구 프레이밍을 깔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대학 졸업 후 공화당 공개채용에 응시해 사무처 직원으로 들어갔고, 전두환이 집권하니까 그대로 민정당이 됐다”며 “솔직히 다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솔직히 그것으로 생계를 꾸리고 젊은 시절에 가정을 꾸려나갔다”며 사정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는 “비록 생계이긴 하지만 거기에 몸담았다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그래서 원칙에 충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를 지울 생각이 없다”며 “반성하고, 원죄가 있기 때문에 더 충실하게 살아왔다. 친일 청산을 외치는 것도 원칙에 충실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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