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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간부 인사에도 秋風 이어지나…“19일까지 부장급 공모직 희망내라”

중앙일보

입력

지난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검찰의 중간간부급 인사가 곧 이뤄진다. 법무부는 지난 7일 추미애 장관의 측근을 핵심 요직으로 앉히는 고위 간부급인 대검 검사급(검사장) 간부 26명의 인사를 냈다. 이르면 25일 단행될 일선 검찰청 차장·부장에 해당하는 중간 간부급 인사는 수백여명 규모가 될 전망이다.

16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2020년 하반기 검사 인사 관련 공모 직위 및 파견 검사 공모’ 문건에 따르면 법무부는 일선 검찰청에 오는 19일까지 내부 공모직과 외부 기관 파견 검사 지원자 현황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공모 자리는 법무부의 인권조사과장‧국제형사과장‧형사법제과장과 대검찰청 정보통신과장‧법과학분석과장‧DNA화학분석과장 등이다. 외부기관은 국가정보원‧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 등이 파견을 받는다고 안내했다. 대상 기수는 사법연수원 33기 이상이 대부분이다.

채널A 사건, 추미애 장관 아들 의혹 사건 담당 부장 인사에 관심 

법무부 인권조사과는 박기종(49‧사법연수원 30기) 과장보다 연수원으로 세 기수 아래 후배를 과장으로 받는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 일부 파견 자리는 사법연수원을 2007년에 졸업한 36기를 대상으로 신청받는다.

법무부는 공모직 희망자를 파악한 뒤 이를 종합해 이르면 오는 25일 중간간부급 인사를 낸다. 고양지청장·부천지청장·성남지청장 등 수도권 주요 지청장 자리와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과 추미애 장관 아들 군 휴가 미복귀 의혹(서울동부지검 형사1부), 윤미향 의원 횡령·배임 의혹(서울서부지검 형사4부) 등 주요 사건을 맡을 담당 부장 인사도 관심거리다.

2020년 하반기 검찰 주요 공모 대상 직위 현황.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2020년 하반기 검찰 주요 공모 대상 직위 현황.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법무부는 행정안전부 등 유관 부처와 협의를 거쳐 오는 18일 직제 개편안을 반영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등 개정안을 국무회의에 올려 통과시킬 방침이다. 개정안에는 대검찰청의 반부패·강력부(옛 특수부)와 공공수사부(옛 공안부) 산하의 차장검사급 주요 보직을 폐지하는 대신 인권·형사 업무를 담당할 차장검사급 보직을 새로 만드는 계획이 담겼다.

이번 직제 개편안이 25일 열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법무부는 곧바로 검찰인사위원회를 소집한 뒤 31일자로 인사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 내에서 직제 개편안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에 중간간부급도 인사 뒤 줄사퇴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지난 7일 검사장급 인사 이후에는 문찬석(59·24기) 전 광주지검장과 김남우(51·28기)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 등이 사표를 냈다.

계속되는 검찰 직제개편안 불만…줄사퇴로 이어질 가능성 

박철완(48‧27기) 부산고검 검사는 최근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이 (개정)안이 최종안이 아니길 기대한다”며 “많은 검사가 각자 경험과 고민을 바탕으로 제출한 의견을 조금이라도 반영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우석(46·31기) 정읍지청장도 “예민하게 대두한 대검 개편 이슈를 이리 급박하고 급격하게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저 멍해진다”며 “‘의견을 내면 뭐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까닭”이라고 적었다.

지난해 7월 법무부가 발표한 중간간부급 인사 뒤에 20여명이 사의를 밝혀 이틀 뒤 추가 20여명에 대한 인사를 따로 내기도 했다. 당시에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여권 정치인을 수사했던 지휘라인이 모두 검찰을 떠났다. 권순철(51·25기) 당시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는 서울고검 검사로 발령받자 “인사는 메시지”라며 사표를 냈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이번 인사에서도 특정 지역 위주 친정부 성향 검사가 주요 요직에 앉는다면, 다음 인사에라도 검사장 승진을 기대했던 26~28기가 한직으로 밀려나 대부분 사표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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