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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폐에 세균 득실거린다"

중앙일보

입력

널리 사용되는 1달러짜리 지폐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세균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ABC 방송이 23일 보도했다.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의 라이트 패터슨 의학센터 연구팀은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1달러짜리 지폐를 모아 검사한 결과 94%에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박테리아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한 식료품 상점과 고등학교 매점 계산대에서 손님들에게 헌 1달러짜리 지폐를 새 것으로 교환해주고 모은 68장에 대해 세균 검사를 했다.

이 결과 5장(7%)에서 건강한 사람에게 감염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박테리아가 발견됐으며 59장(87%)에서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보균자나 암 환자 등 면역체계에 이상이 있는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박테리아가 검출됐다.

연구팀의 피터 엔더 박사는 "1달러 지폐는 널리 사용되고 사용빈도도 높다"며 "이 지폐들이 박테리아에 오염됐다면 이를 통해 병원균이 사람들에게 전달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연구결과가 지폐를 통해 질병이 전파된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는 단지 지폐에 어떤 종류의 박테리아가 얼마나 살고 있는지를 조사했기 때문에 실제로 박테리아가 지폐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는지를 알아보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 미국 전체적으로 1달러짜리 지폐만 수십억 장이 사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68장을 조사한 것은 표본 크기가 너무 작아 지폐를 통한 박테리아 전염을 뒷받침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엔더 박사는 "이 연구결과는 지폐에 박테리아가 득실거린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1달러짜리 지폐는 박테리아가 사람들 사이에서 옮겨다닐 수 있는 마법의 융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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