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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가족 즐기는 루지 체험장 카트에서 발암물질 석면 검출

중앙일보

입력

루지 카트 [사진 한국소비자원]

루지 카트 [사진 한국소비자원]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익스트림 스포츠로 인기를 끌고 있는 소형 썰매 루지 체험장들의 카트에서 발암물질과 안전 기준을 초과하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5월 기준 운영 중인 전국 루지 체험장 9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5곳의 루지 카트 내부 브레이크 패드에서 ‘석면안전관리법’에 따라 사용이 금지된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고 6일 밝혔다.

수량 부족으로 시료 확보가 불가능한 1개소를 제외한 8곳 중 1곳의 카트 손잡이 부품에서 내분비계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안전기준(0.1% 이하)의 234배 수준인 23.4% 검출됐다. 현재 루지 카트 부품에 대한 안전 기준이 없어 ‘어린이제품 공통안전기준’을 적용한 결과다.

문제가 된 부품을 판매ㆍ사용한 사업자들은 소비자원의 자발적 시정 권고를 받아들여 브레이크 패드의 수거와 교체를 완료했으며, 손잡이 부품에 대한 개선도 검토할 예정이다.

소비자원은 현재 부품 관련 유해물질 안전기준이 없는 루지 카트에 대해 이용자 연령, 유해물질 노출 경로 등을 고려한 안전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사 대상 9곳 모두 키ㆍ연령 등을 바탕으로 이용 제한 기준을 두고 있으나 업체별 기준이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루지 브레이크의 제동력이나 주행로의 경사각 등 시설 특성과 관련된 안전기준이 없어 카트의 제동 불량, 전복을 비롯한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소비자원은 ‘체육시설의 설치ㆍ이용에 관한 법률’에서 시설 특성에 따른 설치 기준과 안전모 구비 의무 등을 규정하는 것처럼, 루지 체험장을 관리하는 ‘관광진흥법’에도 유기시설ㆍ기구(재미를 목적으로 일정 공간 내에 설치된 시설)의 특성을 반영한 세부적인 안전기준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루지 체험장 안전시설 관리실태 [사진 한국소비자원]

루지 체험장 안전시설 관리실태 [사진 한국소비자원]

또 일부 시설은 안전점검 표지판이 없거나 주행로가 파손되는 등 안전 관리가 미흡했다.

시설 9곳 중 8곳은 루지 카트 내에 비상 연락처를 표시하지 않았고, 4곳은 일일 안전점검 표지판을 확인할 수 없었다. 1곳에서는 주행로 표면이 깨져 있거나 방호벽이 파손되는 등 시설 안전 관리가 미흡한 경우가 다수 발견됐다.

소비자원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유기시설ㆍ기구에 대한 유해물질 관련 안전기준 마련 ▶루지 체험장 시설 특성을 반영한 세부 안전기준 마련 ▶루지 체험장에 대한 안전 관리 감독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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