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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보건원 "홍역접종 안하면 올 최대 400명 사망"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11, 12월 최고조에 달하며 전국을 휩쓸었던 홍역이 겨울방학기간 다소 주춤거리다 지난 4월부터 다시 급증세로 돌아서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올 1월부터 시작해 지난 12일 현재 홍역환자수는 1만8천389명으로 이미 지난해 홍역환자발생수의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국립보건원은 이런 추세대로 진행된다면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올해 초등학생에서 고등학생 사이에서 약 44만명의 홍역환자가 발생, 최소 40명에서 최대 400명의 사망자를 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립보건원은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6주간에 걸쳐 초등학교 2년부터 고등학교 1년까지 590만명을 대상으로 전국적인 일제 무료 홍역예방접종을 실시키로 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얼마나 심각한가 지난해 기승을 부렸던 홍역은 주요 환자발생연령층인 초등학교∼고등학교 학생들이 겨울방학에 들어가면서 다소 수그러드는 듯했으나 개학한 뒤 지난 3월 2천831명이 홍역에 걸린데 이어 지난 4월에는 4천64명으로 가파르게 상승해 지난 12일 현재 올해에만 1만8천389명의 홍역환자가 발생했다.

국립보건원 이종구 방역과장은 14일 "이같은 수치는 지난해 홍역환자 3만2천88명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올해 유사이래 최악의 홍역환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립보건원은 홍역발생을 이대로 방치해 둘 경우 초등학교∼고등학교 연령층에서만 44만여명의 홍역환자가 발생하고 이 가운데 40∼400명이 숨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금까지 홍역으로 숨진 사람은 모두 7명이다.

또 홍역창궐에 따른 사회적, 경제적 비용도 만만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질병통제센터가 지난해 12월 국내 한 대학병원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홍역입원환자 의료비 부담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홍역환자의 평균입원기간은 5.5일로 입원비는 최고 623만원에서 최저 14만원, 평균 84만원으로 집계돼 가정경제에 큰 부담을 안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해 홍역 입원환자의 중증도를 조사한 결과, 50%가 고열로 인해 위험한 탈수증상을 보였을 뿐 아니라 중이염(20%) , 폐렴(36%) 등 중증의 합병증에 시달렸으며, 심지어 9.1%는 혼수상태를 동반한 뇌염증세를 앓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한것으로 나타났다.

◇21일∼6월30일 전국 일제접종 반드시 받아야

국립보건원은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590만명을 대상으로 오는 21일부터 6월30일까지 6주간 홍역 일제 무료 예방접종사업을 실시한다.

이는 올 2월 사상 처음으로 초등학교 입학에 앞서 홍역백신 접종을 의무화시킨 결과 4월말 현재 인구 10만명당 홍역환자 발생률이 10명으로 지난해의 164명과 비교해 현저히 줄어드는 성과를 본데 따른 후속조치로 이뤄지는 것이다.

국립보건원 이종구 방역과장은 "이번 홍역예방백신 접종대상 연령층은 홍역바이러스와 접촉할 경우 홍역환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위험집단으로 일제 홍역예방접종에 따른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립보건원은 이를 위해 아시아 지역 최초로 홍역박멸사업추진계획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세계보건기구(WHO) ,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 일본 후생성 등 전문가그룹과 함께 사업추진 작성단계부터 백신구입과 안전한 예방접종,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에 걸쳐 철저한 준비를 했다.

국립보건원은 우선 WHO와 유니세프가 안전성을 확인한 인도산 홍역-풍진 혼합백신(MR) 을 선정, 지난 7일부터 국내로 들여와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안전성 확인작업을 의뢰했다.

또 국립보건원은 현재 교육부와 공동으로 접종대상자 590만명중 이미 2차 접종을 받은 학생을 가려내는 확인 작업을 진행중이며, 전국 242개 보건소마다 의사, 간호사 등 4인 1조의 1∼3개 접종팀을 가동하는 등 연인원 5만여명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한소아과학회와 안전접종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작성, 예방접종 의료진을 대상으로 교육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예방접종으로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이상반응 신고전화로 1339 전국 공통전화번호를 활용키로 하고 전화상담원에 대한 안전사고상담 교육에 들어갔다.(서울=연합뉴스) 서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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