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3세 소녀, "혈액기증자 찾습니다"

중앙일보

입력

치명적 중병을 앓는 열세살 소녀가 수술 날짜를 잡아놓고도 혈액 기증자가 없어 수술이 곤란한 처지에 놓여 있다.

오는 18일 골수이식 수술을 앞두고 여의도 성모병원에 입원중인 차화영(홀트학교 초등5년)양은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환자. 골수의 조혈(造血)기능에 이상이 생겨 혈액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병으로 발병 후 평균수명이 6개월∼1년에 불과해 골수를 이식받아야 완치가 가능한 치명적인질환이다.

화영이가 이 병 환자로 판명된 것은 약 2년 반전.

애초 선천성 심장병인 '심방중격결손'으로 출생 직후부터 병원 입원-퇴원을 반복해온 화영이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수혈 등 치료를 꾸준히 받아왔지만 병세는 계속 악화, 급기야 지난 2월 29일 혈소판.백혈구.적혈구 등 혈액 수치가 정상인의 3분의 1 이하로 뚝 떨어지면서 중태에 빠져 응급실로 실려왔다.

조그만 공예품 공장에서 일하는 아버지(42)의 월급만으로는 치료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3천만원이 넘는 수술비 마련부터 막막했지만 '지금이 아니면 생명이 위태롭다'는 의사의 진단에 수술날짜부터 잡기로 했다.

다행히 오빠(15)의 골수가 이식하기 적합한 것으로 판명돼 골수 확보는 해결이됐지만 문제는 수술에 대량의 혈소판 수혈이 필요하다는 것.

수술에 앞서 항암제를 대량 투여하는 고강도의 치료를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혈소판 등 혈액내 성분들이 파괴되므로 10여명이 수시로 수혈을 해줘야 한다는게 병원측 설명.

당장 3∼4일 뒤 시작되는 항암치료전까지 15명 내외의 지원자가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확보한 지원자는 자원봉사단체 '새빛누리'에 속한 3명 뿐이어서 호봉씨와 어머니 민은경(39)씨는 입술이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가운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민씨는 "사실 수술비 장만도 대책이 없어 여기저기 도움을 구하고 있지만 당장 급한 것은 혈액 기증자"라며 "수혈이 가능한 혈액형 O형의 건강한 20∼30대 남자분들이 나서서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연락처: ☎(02)3779-1729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