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IT 빅4' 실적 발표...시간외에서만 시총 240조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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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CEO.

팀 쿡 애플 CEO.

미국 ‘로빈후드(개미 투자자)’들이 30일(현지시간) 환호했다. 애플이 어닝 서프라이즈에다 액면분할을 발표해서다. 애플 주가는 실적 발표 뒤 이뤄진 시간외 거래에서만 5.7% 정도 뛰었다.

애플, 사상 최대 매출에다 주식분할 발표...미 개미들 "야호!" #아마존과 페이스북도 팬데믹에도 매출 증가해, 알파벳만 역사상 첫 감소 #시간외 거래에서 네 종목 모두 강세.....시가총액 2000억 달러 불어나

애플은 올해 2분기(2020회계연도 3분기) 매출이 월가 애널리스트 예상치(523억달러)보다 많은 ” 596억 9000만 달러(약 71조6280억원)였다”고 발표했다. 한해 전 같은 기간보다 11% 늘어났다. 분기 실적으론 사상 최대이기도 하다.

팬데믹이 본격화한 이후 월가는 순이익보다 매출액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시기에 애플의 매출 증가는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팀 쿡, “앞날도 낙관적, 하지만 백신 필요”

올 2분기 매출 가운데 44% 정도는 아이폰 판매에서 이뤄졌다. 아이폰 부문의 매출이 264억2000만 달러였다. 예상치보다 40억 달러 정도 많다.

애플의 30일(현지시간) 주가 흐름. 회색 선은 시간외 거래

애플의 30일(현지시간) 주가 흐름. 회색 선은 시간외 거래

최고경영자(CEO) 팀 쿡은 성명에서 “불확실성의 시대에 이번 실적은 우리 제품과 서비스가 고객의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애플의 2분기 깜짝 실적은 미국 내 매장 가운데 상당수가 영업을 중단한 가운데 달성됐다.

쿡은 “우리의 앞날을 낙관적으로 보지만, 백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언제 개발돼 보급되느냐에 따라 앞으로 실적이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주식분할, 미 개미들을 위한 선물  

애플은 한 주를 4주로 나누는 주식분할도 발표했다. 8월31일부터 분할이 적용된다. 상장 이후 다섯 번째 분할이다.

주식분할은 미국의 무료 증권트레이딩 앱인 ‘로빈후드’ 사용자들이 환영할만한 조치다. 실제 어닝 서프라이즈와 액면분할 소식이 시간외 거래를 달궜다. 주가가 400달러 선을 넘어섰다.

최근 애플 주가가 급등하는 바람에 로빈후드 유저(미 개미 투자자)들이 애플 주식을 매매하기가 부담스러워졌다.

주식분할은 주식의 내재가치를 바꾸지는 않는다. 시간외 거래 기준 400달러 선인 주가가 100달러 선으로 낮아질 수 있다. 하지만 개미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져 분할 이후 주가는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미 개미는 올 3월 코로나 패닉 이후 공격적으로 트레이딩해, 로빈후드가 개미의 또 다른 닉네임이 됐다. 또 월가 엘리트(펀드매니저 등)들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아마존 30일(현지시간) 주가 흐름

아마존 30일(현지시간) 주가 흐름

알파벳(구글), 사상 첫 매출 감소

아마존도 이날 한해 전 같은 기간보다 40% 늘어난  매출 889억 달러를 공시했다.

온라인 상거래 부문이 사장 최대 매출 달성을 주도했다. 온라인 부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늘어난 459억 달러어치를 판매했다.

알파벳 30일(현지시간) 주가 흐름

알파벳 30일(현지시간) 주가 흐름

아마존 주가도 시간외 거래에서 5% 정도 뛰었다.

반면 알파벳(구글)은 올 2분기 매출액을 383억 달러라고 발표했다. 월가 예상치를 웃돌기는 했다. 단, 한해 전 같은 기간의 매출액 389억 달러보다 약 6억 달러 줄었다. 알파벳 역사상 첫 실적 감소다.

그러나 알파벳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급락했으나 이내 상승세를 회복했다.

페이스북은 광고 중단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인 올 2분기에 매출 186억9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한해 전 같은 기간(168억9000만 달러)보다 11% 정도 증가했다. 다만, 매출 증가율은 낮아졌다.

페이스북 30일(현지시간) 주가

페이스북 30일(현지시간) 주가

‘IT 빅4’, 시간외에서 시총 급증

이날 뉴욕 증시 정규거래 마감 직후 줄줄이 발표된 ‘IT 빅4’ 실적 이후 시간외에서 네 종목 모두 강세를 보였다. 그 바람에 네 회사의 전체 시가총액이 2000억 달러(약 240조원) 정도 불어났다.

CNBC는 이날 전문가의 말을 빌려 “금요일(현지시간 31일) 장이 열리면 네 회사의 전체 시가총액이 5조1000억 달러를 훌쩍 넘을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일본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5조1500억달러)과 비슷하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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