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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예사 1세대 '이곤순 선생' 작품 한 눈에…보령에 장암서예관 개관

중앙일보

입력

우리나라 현대 서단의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장암 이곤순(72) 선생의 작품을 한곳에 모아놓은 ‘장암서예관’이 29일 충남 보령에 문을 열었다.

29일 충남 보령문화의전당 내에 문열어 #보령시, 2009년 작품 2366점 기증 받아 #장암 선생 작품세계·활동 공적 감상기회

 보령시는 이날 오후 2시 보령문화의전당에서 장암서예관 개관식을 갖고 장암 선생의 작품 50점과 직접 조각한 전각자료 30여 점, 문방사우(종이·붓·벼루·먹) 등을 전시했다. 서예관은 문화의 전당 관리사무실을 리모델링해 255㎡ 규모로 만들어졌다.

 장암서예관에 전시된 작품들은 2009년 보령시가 장암 선생으로부터 기증받아 보령문화의전당 내 보령박물관 수장고에 보관해 온 2366점의 작품 중 일부다.

29일 충남 보령문화의전당에 개관한 장암서예관에서 이곤순 선생(맨 왼쪽)과 김동일 보령시장(왼쪽 둘째)이 작품 설명을 듣고 있다. 신진호 기자

29일 충남 보령문화의전당에 개관한 장암서예관에서 이곤순 선생(맨 왼쪽)과 김동일 보령시장(왼쪽 둘째)이 작품 설명을 듣고 있다. 신진호 기자

 보령 출신인 장암 선생은 현대 서예사(史)의 1세대 작가로 1970~80년대 충청권 서예계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서예계를 이끌었던 일중 김충현(1921~2006년) 선생에게서 사사한 그는 한국 서예의 적통을 이어온 현대 서단의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이날 문을 연 장암서예관에는 조선 중기 예학의 대가인 우암 송시열(1606~1672년) 친필을 볼 수 있는 서첩 ‘경한당기’를 비롯해 15~16세기 중국 명대 후기 서예가의 서첩, 광개토대왕릉비 탁본, 일중 선생의 작품도 전시됐다.

 장암 이곤순 선생은 개관식에서 “서예관을 만들어준 김동일 보령시장을 비롯해 고향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글씨를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 마음을 바로잡기 위해 붓을 드는 것으로 인성교육을 위해서도 글쓰기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9일 충남 보령문화의전당에 개관한 장암서예관에 장암 이곤순 선생의 글씨가 전시돼 있다. 신진호 기자

29일 충남 보령문화의전당에 개관한 장암서예관에 장암 이곤순 선생의 글씨가 전시돼 있다. 신진호 기자

 장암서예관에는 평소 장암 선생의 생각을 담은 글이 소개됐다. ‘글씨는 곧 그 사람과 같다’ ‘서예가는 말이 아니라 작품으로 표현하고 작품으로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는 글 등이다.

 서예관을 둘러본 신동진(92)씨는 “우리 고장 출신인 장암 선생이 고향을 위해 소중한 작품을 기증했다고 들었다”며 “작품을 보니 선생의 필체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장엄하고 감동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개관을 기념해 장암서예관에서는 10월 11일까지 특별전이 이어진다. 보령시는 장암서예관 개관을 계기로 보령박물관 전시실(기획전시실1)에 장암 선생의 다른 작품 40여 점도 전시할 계획이다. 나머지 작품도 추가로 시민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29일 충남 보령문화의전당에 개관한 장암서예관에 장암 이곤순 선생의 글씨가 전시돼 있다. [사진 보령시]

29일 충남 보령문화의전당에 개관한 장암서예관에 장암 이곤순 선생의 글씨가 전시돼 있다. [사진 보령시]

 김혜진 보령시 학예연구사는 “장암 선생께서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깊이와 동양의 전통예술인 서예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증한 작품이 방대하기 때문에 시민과 관광객이 모든 작품을 볼 수 있도록 전시실을 다양하게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보령=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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