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한국인 시각장애인 박사1호 강영우 교수

중앙일보

입력

시각 장애인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미국 노스웨스턴 일리노이대 강영우(姜永祐.57.사진)교수가 교육부 산하 전국 장애인자문협회 의장에 내정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미국 정가 소식통들에 따르면 姜교수는 한때 교육부의 장애인 담당 차관보 물망에 올랐다가 탈락했으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그의 경륜을 높이 평가해 같은 차관보급인 전국장애인자문협회 의장에 발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장애인자문협회 의장은 장애인 관련 정책을 입안해 대통령과 의회에 보고하는 자리로 임명 때 상원의 인준을 거친다.

姜교수는 공식 임명될 경우 지난달 노동부 여성국장(차관보급)에 임명된 전신애(58.여)씨와 지난 9일 법무부 법률 담당 부차관보에 내정된 존 유(33.한국명 유춘)씨에 이어 부시 행정부의 고위직에 진출하는 세번째 한국계 인사가 된다.

그는 이에 앞서 부시 행정부로부터 "장애인 관련 세개의 고위직 중 하나를 선택해 취임해 달라" 는 제의를 받았다고 밝혔었다.

姜교수는 한국 여의도순복음교회 초청의 신앙 강연회 등에 참가하기 위해 11일 한국으로 출발했으며 이달 말께 미국으로 돌아간다.

중학교 때 시력을 잃은 姜교수는 28세 때 연세대 문과대를 차석으로 졸업하고 32세에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특수교육학 박사학위을 받아 한국인 시각장애인 박사 1호가 됐다.

姜교수는 1990년 차남이 재학 중이던 필립스 아카데미(고교)의 교장이 소개해 이 학교 출신인 당시 대통령 조지 부시에게 자신의 장애 극복담을 다룬 저서 '빛은 내 가슴에' 의 영문판을 보냈다.

부시는 퇴임 후인 94년 장애인 국제학술대회에 보낸 비디오 연설에서 姜교수를 '장애인의 세계적 귀감' 으로 평가했다.

이후 姜교수는 부시 가문과 가깝게 지내며 부시 전 대통령의 장남인 조지 W 부시의 텍사스 주지사 선거와 차남인 젭 부시의 플로리다주 주지사 선거운동을 지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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