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성사땐 미니신도시 탄생…與, 태릉 이어 육사 땅도 노린다

중앙일보

입력

정세균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경제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경제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여권에서 태릉골프장 택지 개발에 이어 '육군사관학교 개발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24일 “육사 부지 개발은 당내에서 여전히 살아있는 카드”라며 “태릉골프장 부지와 함께 개발할 경우 주택 공급의 숨통이 트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은 정세균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그린벨트 보존을 결정하면서 대신 국가 소유 태릉골프장을 활용키로 했다. 비록 정 총리가 전날 대정부질의에서 "태릉 골프장을 활용하고자 하는 안이 관계 부처와 지자체에서 의논되고 있지만, 육사 부지에 대해서는 (활용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지만, 당내 논의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처럼 육사 부지까지 거론되는 건 통합 개발의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태릉 골프장과 육군사관학교 부지. [뉴시스]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태릉 골프장과 육군사관학교 부지. [뉴시스]

태릉골프장 부지는 83만㎡(약 25만평)이다. 육사 부지는 바로 옆인데 두 부지를 합하면 총 149만6979㎡(약 45만평)에 이른다. 이는 3기 신도시 후보지 중 경기 과천·주암동 일원 지역 155만5000㎡(약 47만평)와 비슷한 크기다. 또한 태릉선수촌·육사 인접 군사 시설까지 합하면 약 250만㎡(약 75만평)로 커진다. 이렇게 커지면 소형 신도시에 해당하는 2만 가구 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태릉골프장은 인근에 서울 지하철 6호선 등 교통망이 잘 구축된 편이다. 멀지 않은 별내역에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개통도 예정돼 있다. 경기 갈매지구와 별내신도시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고, 국가 소유 부지라 개발 기간도 비교적 짧아진다.

민주당 관계자는 “태릉골프장을 택지로 개발한다면 육사도 굳이 그 자리에 둬야 하느냐는 여론이 많다”며“육사 바로 옆에 주택가가 만들어지는 것을 육사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광웅 전 국방장관. 김경록 기자

윤광웅 전 국방장관. 김경록 기자

다만 육사 이전의 걸림돌은 어디로 옮기느냐다. 대체 용지 확보를 해결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국회 국방위원장인 민홍철 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방부 관계자를 만나 “육사 이전은 대체 부지 마련 등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며 육사 이전에 부정적인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육사의 지방 이전 문제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수도권 발전대책의 방안으로 논의했었다. 하지만 당시 윤광웅 국방부 장관이 “육사는 그대로 (서울에) 있는 것이 맞다”고 표명하는 등 군이 강하게 반발해 무산됐다. 2018년에도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하태경 당시 바른미래당 의원은 서울에 남아 있는 국방교육시설은 육사가 유일하다는 점, 1946년 개교 후 시설 노후화가 심각하다는 점 등을 들어 육사 이전을 통한 공급부지 제공을 촉구했다. 이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육사는 현재 이전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검토를 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정 총리가 육사 부지를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한 것이지 앞으로 논의과정에서도 완전히 배제했다고 한 것은 아니다”며 “이 문제는 결국 청와대가 키를 잡고 곧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