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병원 의사 1천여명이 8개 제약회사로부터 28억원 상당의 리베이트(의약품 채택.처방비) 등을 받아온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2일 대학교수 52명을 포함한 의사 86명을 배임수재.뇌물수수 혐의로, 제약회사 임직원 69명을 뇌물공여.배임증재.횡령 등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이들 외에도 6백여명의 명단을 보건복지부에 통보, 면허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받게 할 계획이다.
◇ 금품 수수〓D대 병원 과장 金모(45) 씨는 M제약사로부터 1997년 3월 이 회사의 파킨슨병 치료제를 환자들에게 처방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5백만원을 받는 등 두 회사로부터 1천9백만원을 받은 혐의다.
H대 부속 병원 과장 朴모(34) 씨는 99년 1월 H제약사로부터 자사 항생제 처방을 부탁받고 1백90만원 상당의 골프용품을 제공받았다.
◇ 국립대 교수도 뇌물〓모 국립대 병원 조교수 金모(45) 씨는 99년 6월 "우리 회사 고혈압 치료제 처방을 계속해 달라" 는 부탁을 한 P사로부터 미국에서 열린 노인병학회 참가비 5백30만원 등 1천3백만원을 받았다는 것.
경찰은 金교수 등 공무원 신분인 국립대 교수 세명에 대해선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 의약분업 이후에도 여전〓S병원 洪모(47) 과장은 지난해 9월 D사 영업부장으로부터 항생제 처방 청탁과 함께 1백만원을 받는 등 지난해 3월부터 지난 1월까지 11차례에 걸쳐 6백10만원을 받은 혐의다.
경찰청 특수수사과 최성규(崔成奎) 과장은 "의약분업 시행 이후에도 리베이트가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 말했다.
◇ 수사 확대〓입건된 86명은 리베이트 액수가 5백만원을 넘거나 행태가 안 좋은 의사들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를 지금까지의 내과 계열 위주에서 다른 과목으로 확대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