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피해자 측 오늘 2차 회견…경찰 “성추행 의혹 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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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의 피해자인 A씨 측이 22일 2차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A씨 지원단체 중 한 곳인 한국여성의전화는 “22일 오전 11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을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장소는 22일 공지할 예정이다.

변호인 “궁금증·오해 다 풀겠다” #추가 증거·정황 공개될 가능성 #경찰 “공소권 없어도 의혹 밝힐 것” #임순영 “피고소 사실 전한 적 없어”

A씨 측은 서울시 합동조사단에 대한 입장과 기타 쟁점들에 대한 지원단체 및 법률대리인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씨 측은 서울시의 진상 규명 의지 등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서울시의 조사단 참여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A씨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궁금해하는 것, 오해가 나오고 있는 것들에 대해 모두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 전 시장 성추행 사실을 뒷받침할 추가 증거나 정황이 공개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서울시에 피해를 호소했다가 무시당하자 한국성폭력위기센터(이하 위기센터)를 찾아 지원을 요청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씨는 그곳에서 이사이자 법률자문위원으로 일하던 김 변호사를 소개받았다. 위기센터는 성폭력 관련 법률 지원을 하면서 피해자로부터는 별도의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피해자에게 법률 자문을 하는 변호사는 120만원을 받는다.

한국여성변호사회(여변) 관계자는 “변호사로서는 사실상 무료 변론이자 공익 활동”이라며 “변호사가 받는 지원금도 피해자가 아니라 여성가족부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A씨가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김 변호사를 찾아갔다는 일부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박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고소 사건에 대한 ‘공소권 없음’ 처분과 별도로 성추행이 실제로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 작업을 하기로 했다. 서울지방경찰청 ‘박원순 수사 TF(태스크포스)’ 관계자는 이날 “(박 전 시장의 사망으로)성추행 고소 사건 자체는 수사를 마무리해야 한다”면서도 “정확한 사망 경위와 피소 사실 유출 의혹을 밝히는 등 연관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실관계는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건의 지류(支流)인 각종 고소·고발 사건을 수사하다 보면 본류(本流)인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사실 규명이 이뤄질 수 있다는 취지다.

성추행 피해자 A씨의 고소장이라고 적시된 문건이 SNS에 퍼지면서 발생한 ‘2차 가해’와 관련해선 최근 압수수색을 했다고 밝혔다. TF 관계자는 “해당 문건이 실제 고소장이 맞느냐 아니냐와 별개로 인터넷 유통 행위 자체가 위법이라 관련 서버를 압수수색했다”며 “해당 문건 유포 정황이 있는 가해자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전날 오후 9시20분쯤 경찰에 출석했던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는 이날 오전 3시 6분쯤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그는 A씨 고소장이 접수된 지난 8일 박 전 시장에게 “불미스러운 얘기가 돈다. 실수한 게 있느냐”고 말해 피고소 사실 전달자로 의심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경찰에서 “박 전 시장에게 얘기할 때는 피고소 사실은 물론이고, 성추행 관련 혐의인지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환·정진호·권혜림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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