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400억에 통째 산 강남아파트, 46채 매도인도 한사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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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지스자산운용의 한 사모펀드가 강남의 한 아파트 한 동을 통째로 매입해 논란이 된 가운데 이 아파트를 판 매도인이 "정부 시책에 따라 아파트를 매도한 것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0일 서울 강남구 학동로 삼성월드타워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20일 서울 강남구 학동로 삼성월드타워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이 아파트 매도인 A씨는 21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서울 강남구 삼성월드타워를 매각한 배경이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시책 때문이라며 "투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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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월드타워는 46가구가 사는 14층 높이의 아파트로, 1997년 9월 준공허가를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A씨 일가가 공동 소유해오다가 지난달 중순 이지스자산운용의 한 사모펀드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매매가가 약 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삼성월드타워를 지었을 무렵은 정부가 민간임대주택을 활성화하던 시기"며 "시책에 맞춰 이전부터 보유하던 토지에 주택을 짓고 20여년 간 임대사업자로 쭉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지난달 매입한 '삼성월드타워' 아파트 위치. 네이버지도

이지스자산운용이 지난달 매입한 '삼성월드타워' 아파트 위치. 네이버지도

A씨는 "나이가 들어 재산을 정리할 때도 됐고, 무엇보다 다주택자는 집을 팔라고 한 정부 시책에 맞춰 매도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모펀드에 매각한 배경에 대해 A씨는 "매수자로 따로 사모펀드를 고려한 것은 아니고, 업계에서 이름 있는 운용사여서 적당한 곳이라 판단했을 따름"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지스운용 측은 삼성월드타워 매매 건과 관련해 "서울에 신규 공급할 주택 부지가 없는 가운데 기관투자자가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를 통해 노후 건물을 매입·리모델링해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시장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 규제 회피 의혹에 대해선 "사모펀드도 일반 법인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세제 적용을 받으므로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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