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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아파트값은 오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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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대구 수성구의 집값을 잡기 위해 당국이 전방위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함께 대구지방국세청이 수성구 만촌동 메트로팔레스의 분양권 전매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해서다.

◇ "아파트 투기 잡겠다"=대구지방국세청은 최근 메트로팔레스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2000년 분양한 3천2백40가구의 이 아파트는 입주전 40평형대의 경우 1억원가까이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아파트 투기 열풍을 주도해 왔다.

국세청은 수성구 집값잡기의 시범 케이스로 메트로팔레스를 지정, 분양권 전매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세청에 신고한 분양권 매매가격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대상은 5백여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아파트 분양 당첨자와 등기자 또는 등기 이후 명의가 바뀐 가구를 대상으로 정밀조사를 하고 있다. 불똥은 부동산중개업소까지 튀었다. 국세청 조사반이 수성구의 중개업소를 돌며 분양권 매매가격을 조사하는 바람에 중개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구국세청 관계자는 "분양권 전매가격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않은 사람은 36%의 양도소득세 가운데 세액의 10%를 공제받는 혜택이 사라지는 동시에 20%의 가산세를 더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분양권 전매 가격의 불성실 신고자는 가족들의 부동산 거래 내역까지 조사해 세금을 물릴 방침"이라 말하고 "최근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건설교통부가 지난 2일 수성구를 부동산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면서 신규 분양아파트의 분양 열기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6일 당첨자가 발표된 황금주공재건축 아파트 '캐슬골드파크'의 경우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면서 당첨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32평형 당첨자 이모(45)씨는 "조합원들이 좋은 층을 독식한 탓인지 1층에 당첨됐다"며"분양권을 사겠다는 제의도 전혀 없고 주변에 집을 사라고 권유했지만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분양한 범어동의 '유림노르웨이 숲'도 분양권 거래가 뚝 끊겼다. 앞으로 아파트 가격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48평형 아파트의 분양권을 5천5백만원을 주고 샀다는 박모(41)씨는 "거래가 완전히 중단됐다"며 "앞으로 중도금 넣을 일이 걱정"이라며 답답해 했다.

*** 일부 아파트 하루에 수백만원씩 ' 껑충 '

◇ 그래도 오른다=분양 아파트와 달리 수성구의 기존 아파트는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일부 아파트는 하루에 수백만원씩 오르고 있다. 웬만한 32평형 아파트는 호가(呼價)가 2억원에 이르고 있다.

지은지 10년이 넘은 지산동 B아파트는 지난 봄 32평형의 가격이 1억2천만원 남짓에서 지금은 1억4천만원을 넘어섰다.

비슷한 인근 G아파는 1억4천만원선에서 1억7천만원으로 올랐다.

범물동의 B아파트는 같은 때 1억3천만원에서 2억원대로 뛰는 등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호가일 뿐 매물이 거의 없어 시세는 딱 부러지게 결정되지 않고 있다.

부동산업계는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가 너무 오른데다 학군과 생활여건 등을 이유로 아파트 가격이 치솟고 있다"며 "한번 오른 집값은 잘 내리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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