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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탁현민 특혜' 논란···"측근 기획사, 30억 靑·정부 수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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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청와대사진기자단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청와대사진기자단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측근이 만든 공연기획사가 특혜 의혹에 휩싸였다. 신생 업체에 불과했던 이 공연기획사가 2017년 탁 비서관의 청와대 입성 후 청와대와 정부의 중요한 행사를 잇따라 맡으며 2년 10개월 동안 30억여 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다.

14일 한겨레에 따르면 ‘탁현민 프로덕션’ 출신 이모(35)씨와 장모(34)씨가 2016년 설립한 공연기획사 ‘노바운더리’는 2017년 8월부터 2년 10개월 동안 모두 22건의 청와대 및 정부 행사 용역을 수주했다.

이 업체는 정부 행사 관련 실적이 없었지만 탁 비서관이 청와대에 입성한 2017년 5월 이후 청와대 및 정부 행사를 집중적으로 수주하면서 2018년 9억5600만원, 2019년 2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업체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2017년 8월 17일)을 시작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기념 행사(2017년 11월 7일), 남측예술단 평양공연(2018년 4월 1일), 남북 정상회담 1주년 기념 공연’(2019년 4월 27일) 등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굵직한 행사들을 맡아왔다. 계약 형태는 대부분 ‘수의 계약’이었다.

특히 이 업체가 수주한 22건의 행사 중 5건은 법인 등기(2018년 3월)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었다. “필수 요건은 아니지만 극히 드문 사례”라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공연·행사업계에선 “들어본 적 없는 특혜”라는 반응이다. 공연업체 대표 A씨는 한겨레에 “20년 경력의 우리 회사도 대통령 의전 경험이 없어서 행사 계약이 무산된 적이 있다”고 말했고, 공연업체 대표 B씨도 “(노바운더리 같은 신생 공연기획사는) 청와대 행사를 수주할 꿈도 못 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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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한겨레는 “탁 비서관이 지인들의 업체에 대통령 관련 일감을 거듭 맡겨 이익을 얻게 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씨와 장씨는 탁 비서관과 함께 2012년 8월『공연 행사 제작 매뉴얼』이라는 책을 냈는데, 탁 비서관은 책에서 “어려운 시절, 어려운 공연 하느라 고생한, 팔자에 없는 책을 엮어내느라 고생한 PD에게 오랜만에 칭찬을 한다”고 썼다. 한편 탁 비서관과 청와대는 한겨레의 해명 요청에 대해 보안 사항이란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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