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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곳 인수합병 '콘텐트 공룡' 카카오M “우리는 톱 탤런트 그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4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카카오M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성수 대표. [사진 카카오M]

14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카카오M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성수 대표. [사진 카카오M]

카카오M은 어디로 가고자 하는 걸까. 지난 2018년 11월 출범 이래 음악ㆍ영화ㆍ드라마ㆍ공연ㆍ미디어 커머스 등 구분할 것 없이 무서운 속도로 집어삼키는 모습을 보면서 콘텐트 업계 안팎에서 생겨난 궁금증이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등 음악 레이블 4곳을 시작으로 배우 매니지먼트사 7곳, 영화 제작사 2곳, 드라마 제작사 3곳과 공연제작사 쇼노트, 캐스팅 에이전시 레디엔터테인먼트 등을 인수합병하며 몸집을 키웠다. BH엔터테인먼트, 사나이픽쳐스드라마, 글앤그림미디어 등 업계에서 주목받는 업체들이 카카오M 울타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카카오M은 ‘열혈사제’의 박재범 작가, 예능 ‘진짜 사나이’ 김민종 PD 등 스타 제작진 영입도 꾸준히 진행했다.

지난해 김성수 체제 출범 후 첫 언론 행사 #영화 드라마 공연제작사 공격적 인수합병 #“영세한 업체 모여 함께 체력 키우기 위함, #3년간 3000억 투자 모바일 최적 영상 제작”

14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첫 미디어데이를 연 김성수 카카오M 대표는 “콘텐트를 중심으로 새로운 IP(지적재산)를 기획ㆍ발굴하고 다양한 사업 영역으로 확장해 안정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트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1990년 광고사 제일기획 입사 후 이듬해 오리온 그룹과 함께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든 그는 오리온시네마네트워크ㆍ온미디어ㆍCJ ENM 대표이사를 지낸 방송통이다.

김 대표는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또 한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디지털 플랫폼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며 “결국 좋은 콘텐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유능한 사람들이 모여 이들을 지원해줄 수 있는 시스템과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가수나 배우뿐만 아니라 작가ㆍ감독 등 콘텐트 크리에이터, 이들과 함께 콘텐트를 기획하고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비즈니스 리더 등이 모두 ‘톱 탤런트’에 해당한다”며 “카카오M은 이들이 모인 톱 탤런트 그룹이라고 명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방송된 드라마 ‘진심이 닿다’.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이 협업한 첫 사례다. [사진 카카오M]

지난해 방송된 드라마 ‘진심이 닿다’.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이 협업한 첫 사례다. [사진 카카오M]

이들이 그리는 사업 모델은 크게 세 가지다. 향후 더 많은 셀러브리티와 매니지먼트사를 인수해 탤런트 IP 매니지먼트 사업을 고도화하는 한편 모바일 중심의 오리지널 콘텐트를 제작해 디지털ㆍ마케팅ㆍ커머스 등 신사업을 확대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2023년까지 총 3000억원을 투자해 총 240개 이상의 디지털 콘텐트를 만들고 연간 15편 안팎의 영화와 드라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 대표는 “기본적으로 카카오TV와 유튜브를 통해 공급할 계획이다. 그외 새로운 플랫폼도 연내 오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사처럼 TV 채널이 없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 MBC와 협업을 발표하기도 했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트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김 대표는 “웹툰 등 기존 카카오페이지가 보유하고 있는 원천 소스도 모바일과 잘 맞지만 인터랙티브 등 기술적 특징이 더해지면 더욱 다양한 커머스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CMM(셀럽 오운드 미디어 매니지먼트) 사업을 예로 들었다.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의 ‘슈스스TV’처럼 셀럽을 앞세운 미디어 채널을 운영하는 동시에 브랜드를 론칭하면 타깃에 맞는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VOD(주문형비디오) 광고료와 수신료를 언급하며 해외 판매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카카오M이 ‘콘텐트 공룡’이 되어간다는 비판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김 대표는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캐스팅부터 제작진 구성, 판권 사업까지 모두 묶어서 스튜디오에 판매하는 ‘패키징 서비스’가 활성화돼 있다. 통합 관리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협상에서 힘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CAA(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 에이전시) 같은 회사가 우리가 지향하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한국 제작사와 기획사는 너무 영세하기 때문에 함께 힘을 합쳐 체력을 키우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M은 이 같은 미래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3월 홍콩계 사모투자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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