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과 골수이식 ?

중앙일보

입력

"저는 선생님께, 병원에 모두 맡겼읍니다. 알아서 치료해 주십시요!"라는 무의미하고 수동적인 말씀은 하지 마십시요.

타이타닉과 같은 큰 배를 타고 항로를 가는 것을 생각합시다.
또 가야할 항로는 대서양이나 태평양이라 생각합시다. 가다가 몇몇 섬에서 내려서 쉬어갈 수 도 있지요. 물론 항로의 일정은 그 장소에 따라 가지가지의 환경적 여건으로 상이한 악조건을 주는 것이 당연하지요.

타이타닉호에는 선장과 승무원들이 있읍니다. 배가 화려하고 제일 크며 배의 속도가 최고라는 등의 찬사에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타이타닉을 타는 사람들에게 항로를 하면서 일어나는 가지가지의 상이한 환경적 악조건이 발생시 대처하는 교육은 그리 하지않습니다. 또한 워낙 배를 탄 사람들이 많아 모두에게 자세한 교육을 하지도 못하고 그 필요성을 아마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겠지요.

뱃길은, 즉 항로는 매우 위험할 때가 많습니다.
여러분들은 혹시 남태평양 바다한가운데서 수영해 보신적이 있나요 ? 저자는 작년 여름 교회의 남태평양 마이크로네시아 의료선교여행중 원주민 배를 타고 한밤중에 남태평양 한가운데 까지 고기잡이 간적이 있어 배주위를 수영해 보았지요. 별이 빛나는 암흑같은 하늘과 바다 밖에 없는 망망대해입니다. 잠시 너무도 따스한 바다와 호수같이 잔잔한 바다에 도취되었지만 배에서 멀어질 수록 나혼자라는 극한상황의 고립된 공포, 상어가 많다는 원주민의 말이 생각나서 더욱 죽음이라는 소름끼치는 경험을 해보았습니다.

어떤 항로에 접어들면 타이타닉이 그랬듯이 암초가 너무도 많아 좌초될 위험이 있습니다. 어떤 곳은 상어가 우굴거리고, 어떤 바다를 지나갈 때는 특이한 해류로 인해 항로에서 이탈되기도 하지요. 또 어떤 섬에서 정박해 쉴 때는 그 섬의 풍토병과 원주민들의 특성이 또한 겁나지요. 또 어떤 섬은 말라리아나 다른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옮는 모기다 득실대기도 하고 ...

항로의 정착지인 도착지 까지의 기나긴 항해의 일지는 매우 복잡합니다. 선장이나 승무원들이 그 많은 손님들을 도착지까지 모시고 가는 업무역시 극히 제한적입니다. 잠시 쉬어가는 섬에 내려서 산책하다가 독충에게 물릴 수도 있고, 알지도 모르는 낯선 섬의 숲으로 들어갔다가 치명적인 독사에게 물릴 수도 있습니다. 특정 폭풍우 지역을 항해하다가 모르고 갑판에 나가 놀다가 바람에 불려 배에서 바다로 떨어지는 최악의 상황도 벌어질 수 있는 것이지요.

항로의 정착지까지 가는 긴 항해의 과정은 과정과정 이러한 상이한 수많은 문제과 조심할 것이 있습니다. 암초에 타이타닉이 좌초되는 최악의 상황에서 선장이나 승무원은 구명보트를 그것도 제한된 사람들에게 탈 수있게 도와줄 뿐 더이상 여러분들을 위해 개입하지 않습니다. 아니 개입할 수 없는 것이지요. 그들은 여러분들중 선택된 사람들에 한해서 빨강색, 초록색, 또는 노랑색 구명보트를 탈 수있게 내려서 줄 것입니다. 구명보트를 어떻게 먼저 타는가, 구명보트를 탄 후의 상황은 전적으로 여러분들의 하기 나름입니다. 이 상황은 이미 선장과 승무원의 교육이나 통제를 떠난 상황입니다.

또한 불행하게도 구명보트를 타지 못한 열악한 사람들은 역시 살아남기 위해서 그들이 본능적으로 배운대로 대처를 해야 영하의 바닷물에서 살아 구조될 수 있습니다. 이 상황 역시 이미 선장이나 승무원의 통제는 떠난 상황입니다.

망망대해에서 타이타닉이 암초에 좌초되는 상황은 백혈병을 위시한 치명적인 악성혈액질환에 걸리는 것이고, 이 위급한 상황에서 구명보트를 탈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굉장한 살아남을 수 있는 행운으로 물론 그 구명보트는 여러분들에게 조직적합성항원이 일치하는 골수를 줄 수 있는 형제자매, 혹은 비혈연 골수공여자로 부터 시행되는 골수이식이라는 치료방침이라 비유할 수 있겠지요.

불행하게도 구명보트를 타지 못한 사람들은 골수이식을 받지못하고 항암치료에만 의지하는 사람들로 비유할 수 있으며 물론 이들의 생존가능성은 훨씬 낮지요.

운이 좋아서 구명보트를 탄다해서 이 작은 배가 여러분들을 목적지까지 무사히 갈 수 있게 해준다고 생각하십니까 ? 이 구명보트를 탄 상황에서도 여러분들은 아직 지난날의 화려한 타이타닉의 선장이나 승무원을 찾으시겠습니까 ? 항해할 기간이 3년에서 4년이고 지나가야할 여러 악조건의 환경적 여건이 상이한데 과연 여러분들은 어떻게 이런 극한 상황을 헤쳐나갈 자세를 가지고있읍니까 ?

주위에 같이 출발하였던 몇몇 구명보트가 하나 둘 파도에 휩쓸려 좌초되어 사라지는 것 - 곧, 타이타닉이 좌초했던 것을 생각할 때 질환의 재발의 개념 - 이 눈에 들어오고 이제는 주위에 몇몇 구명보트를 탄 사람들만 항해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구명보트 10척중 6내지 7척만 무사히 목적지까지 도착할 수 있다는 제한적인 가능성을 여러분은 인정하셔야 합니다. 10척 모두 100% 목적지까지 무사히 갔다는 전례는 아직 전세계에서 없읍니다. 더욱 정규 구명보트가 없어 임시로 뗏목으로 의지할 때, 곧, 자가 조혈모세포이식, 다시 파도에 휩쓸려 좌초할 재발의 우려가 더욱 위급한 상황이지요.

저자가 이렇게 좌초되는 타이타닉과 골수이식을 장황하게 비유를 한 이유는 한가지의 결론에 도달하기 위함입니다. "왜 내가 이렇게 어렵고 흔치않는 질환과 고난도의 의학지식을 굳이 알아야 합니까?" 라고 저자에게 반문하는 많은 환자와 가족들을 이해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이미 스스로 항로를 잡아야 나가야하는 상황에서는 여러분들이 그간 어떻게 여러분들의 치료가 진행되고 또한 그 자세한 길에 대해서 습득하고 공부한 만큼 헤쳐나갈 수 있는 자신과 낙오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지요.

공부하십시오.
윈드서핑이나 라켓볼, 테니스 강좌 등의 취미를 위한 공부나 연습이 아닙니다. 생명을 건 수많은 합병증과 낙오의 현실에서 낙오되지 않고 망망대해를 무사히 헤쳐나가기 위한 여러분의 생존을 위한 공부입니다. 올바를 지식을 습득하시기 바랍니다. 병원을 선택할 때 역시 생각을 좀 해보고 여러분의 지역의 전문센터를 우선 고려하십시요. 여러분들이 탈 배의 화려한 외관만 맹목적으로 믿고 맡기기 보다 여러분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될 요인들을 한번 분석해 보아야 합니다. 구명보트로 목적지 까지 갈 때에는 필요한 수많은 노하우가 요구됩니다. 또한 여러분들의 항해에 등대가 필요합니다. 항로를 알려주는 등대는 바로 원칙적이고 완치의 지름길을 알려주는 정보입니다.

책을 보고 분석하고 연구하면서 주치의와 함께 여러분의 이식과정을 겪어나갈 때 여러분들에게 적용된 최상의 치료방침은 빛을 볼 수있고 만에 하나 합병되는 여러 합병되는 상황에 좌절하지 않고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길 것입니다.

"저는 선생님께, 병원에 모두 맡겼읍니다. 알아서 치료해 주십시요!"라는 무의미하고 수동적인 말씀은 하지 마십시요. 구명보트에 탄 여러분들을 타이타닉호의 선장은 그리 많이 개입해주지 못합니다. 결국의 자기 자신이야 말로 어떠한 때라도 기댈 수 있는 자신의 구조자인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어떠한 위급한 상황에도 보다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사람으로 바꾸어 보세요.

여러분들의 구명보트가 무사히 목적지 까지 도달해서 여러분 모두 환영나온 가족들의 환호속에 안길 수 있도록 기도드립니다 ! 등대의 불은 오늘낮과 오늘밤도 항상 켜져있고 내일도 켜져있을 것입니다. 등대는 여러분들의 것입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