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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반바지 패션쇼’ 벌이던 시청 8층, 마지막 출근길 됐다

중앙일보

입력

13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열리는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이 헌화하고 있다. [사진 사진기자협회]

13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열리는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이 헌화하고 있다. [사진 사진기자협회]

13일 오전 8시 30분 서울 중구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온라인 영결식이 엄수됐다. 8층 다목적홀은 2012년 서울시가 신청사에 입주하면서 문을 열어 서울시장으로서는 박 시장이 처음 이용한 곳이다.

13일 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영결식 #서울추모공원서 화장 뒤 경남 창녕으로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박 시장이 주로 시민과 만나거나 직원들과 소통하는 장소로 이곳을 이용했다"고 기억했다. 지난해 7월 다목적홀에서 열린 직원 조례에서 박 시장은 ‘휴가룩, 시원차림 패션쇼’를 열고 노타이에 반바지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춤을 춰 화제가 됐다.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 김원이 정무부시장, 김의승 기후환경본부장(당시 직책) 등도 함께였다.

지난달 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화두로 한 ‘CAC(Cities Against Covid-19) 글로벌 서밋 2020’을 이곳에서 열기도 했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베스트셀러 『총·균·쇠』의 저자 제러드 다이아몬드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제로 온라인 대담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7월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직원 정례조례 '휴가룩, 시원차림 패션쇼' 행사에서 반바지 차림으로 무대에 올랐다. 뉴스1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7월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직원 정례조례 '휴가룩, 시원차림 패션쇼' 행사에서 반바지 차림으로 무대에 올랐다. 뉴스1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두고 희생자들을 기리는 콘퍼런스를 연 곳도 다목적홀이다. 2013년 박 시장과 문재인 당시 국회의원, 유시민 작가 등이 참석한 노무현재단 송년행사를 이곳에서 열어 정치적 목적의 행사 사용을 허가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곳을 찾다 다목적홀을 영결식 장소로 정했다”며 “생전에 다양한 주제로 많은 사람을 만나시던 곳”이라고 말했다.

지난 9년 동안 박 시장이 크고 작은 행사를 열었던 다목적홀은 마지막으로 지인들이 박 시장 죽음을 애도하고 추모하는 공간이 됐다. 고인의 유해는 서울추모공원으로 이동해 화장한 뒤 장지인 경남 창녕에 안장된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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