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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골프숍] 캐디백의 ‘F1 머신’ 타이틀리스트 제트 블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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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타이틀리스트의 투어백 제트 블랙을 사용하는 프로골퍼 이승연. [사진 타이틀리스트]

타이틀리스트의 투어백 제트 블랙을 사용하는 프로골퍼 이승연. [사진 타이틀리스트]

자동차 경주의 최고봉 포뮬러1(F1) 머신에 적용된 첨단 기술이 일반 자동차에서 상용화된다. 프로골퍼가 쓰는 투어 캐디백도 비슷하다. 일종의 골프백 시험장이다. 투어백을 캐디백의 F1 머신이라고 한다면, 타이틀리스트 ‘제트 블랙’은 최고의 차다.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고 선수들이 선호한다.

돈많은 최고 선수 눈높이 맞춰 #단일 품목으로 가장 많이 팔려

용품 브랜드 입장에서 투어백은 상징성이 있다. 로고가 가장 크게 돋보이는 대형 광고판 격이다. 따라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담으려 한다. 시그니처 모델이기 때문에 디자인은 한 가지뿐이다. 새 모델도 몇 년에 한 번 나온다. 그만큼 신경 쓴다는 얘기다. 타이틀리스트 ‘제트 블랙’은 스태프들이 대회장을 찾아 선수와 캐디 의견을 청취한 뒤, 3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만들었다.

선수는 외관, 캐디는 기능을 중시한다. 타이틀리스트 기어 이선화 이사는 “최고 선수들은 VVIP다. 명품을 많이 사용한다. 눈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캐디백에 시계나 자동차 열쇠, 결혼반지를 걸어 놓는 곳까지 있다.

투어백 목 부분은 자동차 운전대처럼 가죽을 덧대 그립감이 좋다. 급할 때 손잡이 대신 백의 목 부분을 잡고 이동하는 캐디를 위한 배려다. 어깨끈은 고급 베개에 쓰는 폼 패딩으로 만들었다. 가방 안에는 캐디의 소지품을 넣기 위한 특별 포켓도 넣었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알피니스트가 쓰는 가벼운 숟가락과 비슷한 지퍼를 만들었다. 무게가 2005년 5.8㎏에서 2020년 5.2㎏으로 줄었다.

캐디백은 선수의 음식 보관소 역할도 한다. 대회 전 프로틴바, 초콜릿, 젤리, 껌, 바나나 등을 채워 넣는다. 주 초에 장을 보기 때문에, 연습라운드를 하는 화요일에 가장 무겁고 일요일엔 가장 가볍다. 한국계 한 PGA 투어 선수는 "내 캐디백은 세븐일레븐 같다”는 농담도 했다. 이선화 이사는 “여자 선수 백이 남자보다 무겁다. 화장품 등 남자는 없는 휴대품이 더 많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제트 블랙’은 투어백과 일반 카트백, 스탠드백이 있다. 캐디백 중 단일품목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이다.

성호준 골프전문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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